이란 고위급 "불법적인 위협…이란의 대응 명분 강화할 뿐"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이 이란 핵무기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만나 이란 핵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이와같이 의견을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외교를 우선시하면서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외교가 실패한다면 우리는 다른 '선택지'(옵션)를 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최대 적성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환영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과 만난 베네트 총리는 회담 직후 취재진에게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듣고 기뻤다"면서 "외교가 안된다면 다른 선택지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상회담은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로 인해 하루 연기돼 이뤄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른 선택지'를 언급하자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은 28일 트위터에 "'다른 옵션'을 언급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대한 불법적인 위협"이라면서 "이는 이란의 대응 명분을 강화할 뿐"이라고 썼다.
이달 취임한 이란의 새 대통령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는 "억압적인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외국인의 의지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미국 등 서방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놓고 이란과 줄다리기 협상을 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과 만나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 참여 중이다.
이란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회담 과정에서 양국은 간접적으로 상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협상은 지난 6월 20일 잠정 중단됐으며, 재개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란은 새 행정부 출범 후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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