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시작됐다…은행 PB들 "대출조건 수시로 비교하세요"
"주담대는 고정금리로 갈아탈지 따져봐야"
"예금금리는 단기가입 유리"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요 은행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자와 예금자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29일 국내 5대 주요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자산관리(PB) 전문가들은 현재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기 초입'이라고 볼 수 있다며 대출을 당장 바꾸지는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한지 따져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연내에 또 한 번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도 그때 재차 오를 수 있으니 정기예금은 단기상품에 드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 오를 수 있어요"
전문가들은 20·30대가 많이 사용하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변동금리가 대부분이므로 금리가 오르는 것을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가져온 여러 요인 중 하나가 신용대출을 필두로 한 가계부채 증가세인 만큼 이들 대출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상원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팀장은 "대출 경험이 많지 않은 청년 세대는 통상 대출을 받을 때만 금리에 민감하고 대출이 나온 이후에는 금리와 조건 변화를 확인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주기적으로 다양한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꼼꼼히 확인하고, 상환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신용대출 상품의 기본금리가 6개월 또는 12개월 변동금리이고 기한연장 때 금리가 변경된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 변동주기가 긴 12개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단기 리볼빙 성격의 대출을 다수 이용하고 있다면 다중채무자로 분류돼 대출 가능금액에 제한이 있으니 금융권 대환제도를 활용해 한 곳으로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가 인상될 거라는 전망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연초보다 0.4%포인트(p) 이상 올라간 상태이므로 아직은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신규 대출을 장기간 이용할 거라면 고정금리로 진행하는 것이 좋고, 1년 이내 단기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태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로 바꿀지 점검해야
시중은행 전문가들은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됐더라도 코로나19 확산과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금리가 단기에 더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기에 당장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시급하지는 않다고 봤다.
이론적으로는 금리 상승이 예상될 때 앞으로의 이자 비용을 줄이려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
하지만 현재 은행권 대출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0.3∼0.4%p 높아 차이가 큰 편이다.
다만 아직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전환까지 가시화한다면 내년에도 기준금리와 은행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서상원 팀장은 "내년 후 경기 상승 기대가 더해지면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변동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3년이 지났고 10년 이상 만기가 남은 장기 대출은 연말까지 시장 상황을 꼼꼼히 보고 금리 비교를 통해 유리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1년 이내로 짧은 대출을 신규로 받거나 연장한다면 당장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나 주택담보대출은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 장기이기에 고정금리 또는 혼합금리 대출로 금리 위험을 상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은영 NH농협은행 올100자문센터 전문위원은 "현재 대출이 과도하고 투자를 통한 여유자금이 있다면 대출을 일부라도 상환하는 게 좋다"면서도 "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기에 현재 대출 요건을 고려해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고, 이자만 상환하고 있다면 원금 일부와 이자를 동시에 상환할 수 있게 해 이자 부담을 조금씩이나마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정기예금 금리 또 오른다…단기 가입이 유리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이 보장하는 예금금리가 그만큼 올라가기에 현금 보유 가치가 이전보다 높아진다.
은행권 수신상품 금리는 통상 한은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 1주일 이내 함께 인상되므로,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있다면 은행 예금금리도 더 오를 수 있다.
김학수 하나은행 도곡PB센터지점 PB팀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실물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현금자산의 가치가 올라가기에 투자상품의 비중을 줄여놓고 현금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기예금을 한다면 금리를 올릴 때마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3∼6개월의 단기예금을 권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정기예금 등에 예치하길 원한다면 가급적 만기가 짧은 고정금리 상품이나 계약기간 내 자동 금리연동으로 예금관리를 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국내 추경 집행, 각국 백신 접종 확대에 힘입어 국내외 경기가 회복할 것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은영 전문위원은 "금리가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2%대 초반인 것을 반영하면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라며 "해외주식, 국내주식, 국내외 리츠 등 자산 배분을 통해 앞으로 나타날 국내외 경제 회복세에 편승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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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는 고정금리로 갈아탈지 따져봐야"
"예금금리는 단기가입 유리"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요 은행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자와 예금자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29일 국내 5대 주요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자산관리(PB) 전문가들은 현재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기 초입'이라고 볼 수 있다며 대출을 당장 바꾸지는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한지 따져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연내에 또 한 번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도 그때 재차 오를 수 있으니 정기예금은 단기상품에 드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 오를 수 있어요"
전문가들은 20·30대가 많이 사용하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변동금리가 대부분이므로 금리가 오르는 것을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가져온 여러 요인 중 하나가 신용대출을 필두로 한 가계부채 증가세인 만큼 이들 대출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상원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팀장은 "대출 경험이 많지 않은 청년 세대는 통상 대출을 받을 때만 금리에 민감하고 대출이 나온 이후에는 금리와 조건 변화를 확인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주기적으로 다양한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꼼꼼히 확인하고, 상환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신용대출 상품의 기본금리가 6개월 또는 12개월 변동금리이고 기한연장 때 금리가 변경된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 변동주기가 긴 12개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단기 리볼빙 성격의 대출을 다수 이용하고 있다면 다중채무자로 분류돼 대출 가능금액에 제한이 있으니 금융권 대환제도를 활용해 한 곳으로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가 인상될 거라는 전망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연초보다 0.4%포인트(p) 이상 올라간 상태이므로 아직은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신규 대출을 장기간 이용할 거라면 고정금리로 진행하는 것이 좋고, 1년 이내 단기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태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로 바꿀지 점검해야
시중은행 전문가들은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됐더라도 코로나19 확산과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금리가 단기에 더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기에 당장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시급하지는 않다고 봤다.
이론적으로는 금리 상승이 예상될 때 앞으로의 이자 비용을 줄이려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
하지만 현재 은행권 대출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0.3∼0.4%p 높아 차이가 큰 편이다.
다만 아직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전환까지 가시화한다면 내년에도 기준금리와 은행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서상원 팀장은 "내년 후 경기 상승 기대가 더해지면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변동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3년이 지났고 10년 이상 만기가 남은 장기 대출은 연말까지 시장 상황을 꼼꼼히 보고 금리 비교를 통해 유리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1년 이내로 짧은 대출을 신규로 받거나 연장한다면 당장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나 주택담보대출은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 장기이기에 고정금리 또는 혼합금리 대출로 금리 위험을 상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은영 NH농협은행 올100자문센터 전문위원은 "현재 대출이 과도하고 투자를 통한 여유자금이 있다면 대출을 일부라도 상환하는 게 좋다"면서도 "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기에 현재 대출 요건을 고려해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고, 이자만 상환하고 있다면 원금 일부와 이자를 동시에 상환할 수 있게 해 이자 부담을 조금씩이나마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정기예금 금리 또 오른다…단기 가입이 유리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이 보장하는 예금금리가 그만큼 올라가기에 현금 보유 가치가 이전보다 높아진다.
은행권 수신상품 금리는 통상 한은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 1주일 이내 함께 인상되므로,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있다면 은행 예금금리도 더 오를 수 있다.
김학수 하나은행 도곡PB센터지점 PB팀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실물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현금자산의 가치가 올라가기에 투자상품의 비중을 줄여놓고 현금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기예금을 한다면 금리를 올릴 때마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3∼6개월의 단기예금을 권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정기예금 등에 예치하길 원한다면 가급적 만기가 짧은 고정금리 상품이나 계약기간 내 자동 금리연동으로 예금관리를 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국내 추경 집행, 각국 백신 접종 확대에 힘입어 국내외 경기가 회복할 것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은영 전문위원은 "금리가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2%대 초반인 것을 반영하면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라며 "해외주식, 국내주식, 국내외 리츠 등 자산 배분을 통해 앞으로 나타날 국내외 경제 회복세에 편승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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