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3.2%…노조없는 기업이 3.3%로 노조있는 기업 3.0%보다 높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작년보다 올해 임단협이 어렵다는 기업이 원만하다는 기업보다 많아 산업 현장의 갈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600대 비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단체교섭 현황과 노동 현안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에 응한 130개사 중 올해 임단협 교섭 과정이 작년보다 어렵다는 응답은 25.4%로, 작년보다 원만하다(17.7%)는 응답보다 많았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56.9%였다.
한경연은 올해 하반기 노동 단체들이 대규모 총파업과 총력 투쟁 등을 예고한 만큼 산업 현장의 혼란과 갈등이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종 타결된 평균 임금인상률(호봉승급분 반영)은 3.2%로 작년 인상률(1.9%)보다 1.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노조가 없는 회사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3.3%로, 노조가 있는 회사(3.0%)보다 다소 높았다.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률은 평균 4.2%였다.
기업의 56.2%는 노조의 무리한 파업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불법 파업 등에 대한 노조의 법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불법파업에 따른 엄정한 공권력 대처(31.5%), 사업장 점거 전면금지(30.8%), 쟁의행위 돌입 요건 강화(26.9%)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뒤를 이었다.
한경연은 통계청의 노사분규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10년간 파업 건수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2.1배 이상 많았고 근로손실일수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4.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개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51.5%가 '공정한 임금 체계 개편'을 꼽았다. 경영상 해고요건 완화(40.8%),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확대(25.4%), 파견 허용업종 확대(22.3%) 등도 뒤를 이었다.
기업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노동 분야 쟁점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을 48.5%가 꼽았고, '중대재해 발생시 대표이사 등 경영자 처벌'이 40.0%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올해 경영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39.2%가 코로나19 이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고,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7.7%였다.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3.1%였다.
한경연은 올해 상반기에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코로나19 극복 가능성, 보복 소비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긍정적인 경기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실시한 기업은 68.5%, 실시하지 않은 기업은 31.5%로 조사됐다.
다만 재택근무로 업무 효율성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46.1%로, 증가했다는 응답(10.1%)보다 약 4.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효율성에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43.8%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재확산,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노조법 개정, 최저임금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으로 기업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기업의 투자와 고용 여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 선진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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