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코인 과열' 경고는 작심발언…2030 분노는 이해"

입력 2021-08-30 16:22   수정 2021-08-30 17:01

은성수 "'코인 과열' 경고는 작심발언…2030 분노는 이해"
떠나는 은 위원장 "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이 재임 중 성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취임 2년 만에 물러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젊은 세대의 '과열'된 가상화폐 투자를 "잘못된 길"로 표현한 데 대해 실언이 아니라 "마음먹고 한 얘기였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은 위원장은 30일 이임식에 앞서 언론과 만나 "가상자산 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 누군가, 언젠가는 얘기해야 하는 것이었고 마침 정무위에서 질문이 나왔기에 대답했다"며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미리 내용을 준비해갔으나 발언하는 과정에서 약간 흥분했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잘못된 길'과 '어른이 얘기해야 한다'는 부분이 서로 떨어져 있었는데 합쳐져 (논란이) 더 커졌다"고 해명했다.
지난 4월 정무위에 출석한 은 위원장은 "(젊은이들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고 은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돼 20만명이 넘는 찬성을 받았다.
은 위원장은 "국민청원 제기가 개인적으로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면서도 "20·30대의 분노는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은 위원장은 이임사에서 "전세계적인 팬데믹에서 '175조원 플러스 알파'의 역대급 규모의 금융안정대책으로 시장 불안을 조기에 잠재웠다"고 자평했다.
이어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대응으로 자영업자·중소기업은 유동성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기간산업 연쇄도산, 대규모 고용불안을 막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앞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아직도 계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공직자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금융위 직원들의 헌신과 팀워크에 감사하면서 2016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취임했을 때 선배로부터 받은 '덕담'을 당부의 말로 전했다.
은 위원장은 "공무원들은 공은 싸우고, 과는 미루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누구 공인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갈 수 있는 곳에 한계는 없다'(There's no limit to what a man can do or where he can go, if he doesn't mind who gets the credit)는 말을 해주려 한다"고 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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