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 "팬데믹 대응에 주력하겠다"
사라 다바오 시장, 여론조사에서 선두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내년 필리핀 대선에 출마할 집권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후보 지명을 거부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은 전날 공개서한을 통해 "(나를) 대선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팬데믹(대유행)과의 싸움에 전력을 다하고 싶다"면서 두테르테의 정책을 이어갈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당내 인사들에게 당부했다.
두테르테는 그동안 수차례 정치적 동지인 고 상원의원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바 있다.
고 상원의원도 그동안 두테르테가 부통령 후보로 나선다면 대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왔다.
이에 두테르테는 내년 5월 정·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지난 24일 공식 선언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이며 대통령과 부통령은 선거를 통해 따로 선출한다.
이에 따라 고 상원의원은 다음달 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내년 대선 후보 지명이 유력시됐다.
이런 가운데 고 상원의원이 후보 지명 거부 의사를 밝히자 두테르테의 딸인 사라(43) 다바오 시장의 출마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사라 시장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고 상원의원을 제치고 선두를 달려왔으며, 수시로 대선 출마 의향을 드러냈다.
정치 애널리스트인 빅터 만힛은 "두테르테 부녀가 대선 전략을 조율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정치선거개혁연구소의 얼 파레노 연구원은 "고 상원의원의 결정은 두테르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내년 필리핀 대선 후보 등록은 오는 10월부터 시작된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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