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집중으로 병상 등 부족…수술 안전성 문제도 제기돼
사후 보다 생체 이식 감소폭 커…신장·간 이식 많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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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지난해 장기이식 건수가 전 세계적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등이 지연되면서 잃은 목숨을 더하면 인명 피해만 5만년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30일(현지시간) 포브스지 등에 따르면 올리비에 오베르 파리장기이식중개연구센터 조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이날 국제의학지 랜싯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4개 대륙 22개국에서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전후 장기이식 건수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연말 기준 지난해 장기이식 건수는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에는 전년 대비 31%까지 급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팬데믹 초기 3개월 동안 전 세계적으로 뚜렷한 장기이식 감소 추세가 나타났고, 지난해 6월부터는 안정화되다가 10월부터 12월까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 100명이 최초로 보고된 시점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캐나다의 장기이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86% 감소했지만, 일본의 경우 66.71% 급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률 증가와 장기이식 감소 간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팬데믹 확산으로 코로나19 환자 치료 등에 집중하면서 병상 등이 부족해졌고, 병원 내 안전성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장기이식 수술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의 생체 이식이 사후 이식보다 더 큰 감소 폭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사후 기증 이식의 경우 신장은 12%, 간은 9% 감소했지만, 생체 이식은 신장이 40%, 간은 33% 줄었다.
전반적으로 신장 이식이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개국을 합치면 지난해 신장 이식은 전년 대비 8천560건, 약 19%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이식 감소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생명을 합하면 4만8천여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 신장 대기명단에 있던 환자 목숨 3만7천664년, 간 7천370년, 폐 1천799년, 심장 1천406년 등이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오베르 조교수는 "코로나19 1차 유행은 많은 국가에서 장기 이식 건수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며 "이는 환자 대기 명단에도 영향을 미쳤고 상당한 목숨을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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