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 하루 만에 만장일치…캐스팅보트 아닌데 부통령 참석 '지원의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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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의회가 미군 철군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미국 시민을 위한 지원 법안을 초고속으로 통과시켰다.
미 상원은 31일(현지시간)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미군의 대피 작전에 따라 본국으로 돌아온 미국 시민권자를 위한 '귀환 미국인을 위한 긴급 송환 지원법안'(HR 5085)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법안 통과는 철군 완료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단 한 명의 이의제기 없이 불과 몇 분 만에 처리됐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이미 처리된 바 있다. 상원 통과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법안은 외국에서 되돌아온 미국인에게 지원 액수를 늘려 일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게 사회보장법 1113조를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날 상원 임시회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재해 눈길을 끌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연직 상원의장이다. 이날 통과시킨 법안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기 싸움을 벌인 사안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해리스의 회의 주재는 이례적이었다.
현재 미 상원은 민주 성향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씩 양분하고 있다. 대통령의 인사 지명자나 민감한 법안 등 여야의 첨예한 시각차로 동률이 나올 경우 캐스팅보트 행사를 위해 부통령이 참석하는 게 일반적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월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구제법안을 통과시킬 때 예산 조정권 행사로 과반 찬성만으로도 법을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결의안 투표에서 여야가 50대 50으로 나뉘자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게 대표적 사례다.
그만큼 아프간 철군에 따른 미국 시민에 대한 지원 의지를 강조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정부는 철군 발표 직후 탈레반의 신속한 아프간 함락과 대피 작전 중 테러로 미군이 희생당하고, 그나마 남아있던 모든 미국 시민권자들을 수송기에 태우지 못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는 상황이다.
미국은 전날 아프간 철군을 마무리하면서 20년을 끌어온 최장기 해외 전쟁의 종식을 선언했다. 카불 공항 대피 작전을 통해 12만3천여 명의 미국인과 동맹 및 아프간 조력자들을 대피시킨 가운데 미국 시민 6천 명을 탈출시켰다.
다만 모든 미국 시민을 다 태우지 못하고 100∼200명 정도가 남아 있어 바이든 정부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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