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아프간 대피 시작한 프랑스…미국과 대조

입력 2021-09-01 10:25   수정 2021-09-01 12:22

5월부터 아프간 대피 시작한 프랑스…미국과 대조
미, 정보력 과신했다가 대피작전 실패 지적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과신하고 오판해 안정적인 철수 작전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프랑스는 이미 지난 5월부터 프랑스인과 프랑스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빼내기 시작했다"라며 "프랑스가 선견지명을 발휘한 것으로서 준비가 부족했던 미국과는 차이를 보였다"라고 밝혔다.
한 프랑스 고위 관료는 FT에 '프랑스가 미국이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프랑스와 미국이 파악한 정보는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동일한 정보를 입수하고도 프랑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객관적으로 이를 분석한 반면, 미국은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서 프랑스는 미군의 철수 마감 전인 지난 27일 아프간 대피 작전을 중단하면서 "2주가 안되는 기간에 약 3천명을 안전하게 이송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2001년 아프간전을 시작해 20년 동안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며 국방력을 키우고 인적 정보망도 구축했다. 대테러 전쟁의 최전선을 미국 본토가 아닌 이슬람 무장 세력의 근거지로 옮겨 놓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지원으로 공군까지 갖춘 아프간 정부군이 철수하는 미국과 동맹국의 후방을 방어해줄 것으로 여겼지만 오산이었다.
탈레반의 아프간 함락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빨랐고, 결국 미국은 예정된 철수 시한보다도 하루 앞당겨 도망치듯 빠져나가야만 했다.


물론 아프간 내정에 주도적으로 깊숙이 개입한 미국이 막대한 병력과 자원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프랑스를 포함한 다른 국가의 철수 상황을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의 판단 착오가 카불 공항의 자살 폭탄 테러를 비롯해 막판에 펼쳐진 대혼란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CNN 방송은 "아프간에서 철수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어려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며 "아프간이 순식간에 붕괴하리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무능력에 책임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아프간에서 제대로 된 정보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이슬람국가(IS)가 카불 공항에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하자 곧바로 IS 수뇌에 드론 공습으로 보복했지만, 카불 테러의 배후인지는 불명확하다.
또 2차 보복 공격에서도 테러 단체가 아닌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을 오인해 폭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은 철수할 때까지 아프간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상당 부분 의지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탈레반에 대항할 정부군의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아프간 전쟁을 다룬 '유령과의 전쟁'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스티브 콜은 뉴요커와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아프간에서 병력을 줄였지만 2천500명을 남겼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탈레반과 협상을 벌이는 동안 전임 행정부와 유사한 전략을 취했다"라며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너무 서둘렀다"라고 지적했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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