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재 이란대사 "새 정부 구성 후 4차 회담"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이란이 중동 내 경쟁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새로운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ISNA에 따르면 이라크 주재 이란 대사인 이라즈 마스제디는 이날 "우리는 사우디 측과 3차례 협상을 했다"며 "이란에 새 정부가 구성된 뒤 4차 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6년 단교한 양국이 올해 이례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중재로 사우디 측과 회담했다며 "이란은 사우디와의 대화를 환영하고 이는 양국의 이익과 지역 평화·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진행된 회담의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은 새 정부 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수 성향 성직자 출신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지난 8월 5일 취임했고 지난주 의회는 라이시 대통령이 지명한 내각 장관들을 대부분 승인했다.
사우디와 이란의 회담이 앞으로 중동 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이슬람 수니파의 맏형인 사우디는 시아파 대국 이란과 오랫동안 대립했고 예멘, 시리아 등에서 사실상 대리전을 치렀다.
양국이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것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 등 주변 정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측과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핵합의를 복원하는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이 협상은 지난 6월 잠정 중단됐고 언제 재개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또 올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통적 우방인 사우디와 관계를 재정립하는 방안을 추구하면서 이란 핵 문제 등에서 외교적 해결을 기대한다.
이란은 사우디뿐 아니라 다른 수니파 국가와도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신임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달 28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린 지역 국제회의를 계기로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겸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을 만났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셰이크 무함마드 부통령과 양국관계 강화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UAE가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뒤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이란과 UAE의 긴장감이 높아졌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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