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8월에도 '고공행진'…15대 품목 전부 두 자릿수 증가

입력 2021-09-01 12:00   수정 2021-09-0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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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8월에도 '고공행진'…15대 품목 전부 두 자릿수 증가
호조세 이어질 듯…델타 변이·물류난 등은 불안 요소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8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10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에 월 수출액 신기록 달성 6개월째다.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일부 있지만, 아직은 상반기의 호조세를 무리 없이 유지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세계 교역 회복세가 뚜렷하고 우리 수출의 질도 좋아지면서 수출이 당분간 계속 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델타 변이 확산, 수출입 물류난 등은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 월 수출액 10개월 연속 증가…6개월째 역대 1위 기록 경신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9% 늘어난 532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8월 중 최고치로 그간 1위였던 2018년 기록(511억8천만달러)과 비교하면 20억달러 이상 많다.
이로써 월별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했고 최근 6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또한 6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의 역대 1위 수출액 기록을 갈아치웠다.
조업일수(+1일)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29.0% 증가한 23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열대 8월 일평균 수출액 중 가장 많다.
8월 수출 증가율은 7월(29.6%)보다는 높지만 4월 41.2%, 5월 45.6%, 6월 39.8%보다는 둔화했다. 코로나19로 작년 수출 증가율이 급감했던 기저 효과가 줄어든 탓이다.
다만 누계로 보면 하반기(7∼8월) 증가율은 32.1%로 상반기의 26.1%를 웃돌았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건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 주력산업이 꾸준히 선전하는 가운데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농수산식품, 화장품 등의 신산업이 동력을 더했기 때문이다.
15대 주요 품목이 사상 처음으로 모두 두 자릿수 증가하는 등 고르게 성장해 우리 수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43.0% 많은 117억달러 어치가 수출돼 4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겼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알려진 2018년 8월의 실적을 앞지르며 역대 8월 중 1위를 차지했다.
석유화학(50억달러)은 유가 상승과 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 급증으로 무려 81.5% 증가해 역대 1위 월 수출액을 기록, 반도체에 이은 수출 2위 품목으로 부상했다.
일반기계(41억달러) 역시 주요국 경기와 제조업 경기 회복에 힘입어 23.5% 늘며 8월 역대 수출액 2위를 달성했다.
자동차(30억달러)는 차랑용 반도체 수급 문제에도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가 차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역대 8월 중 수출액 3위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는 폴더블폰, 플립폰 등 신제품 출시 효과로 수출이 62.2% 급증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광학기기, 가전 등 관련 품목들의 수출도 동반 상승했다.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농수산식품, 화장품 등 유망 신산업들도 모두 역대 8월 수출액 중 1위 실적을 경신했다. 이들 품목은 1∼8월 누계 수출액도 사상 최대다.

◇ 수출 호조 이어질 듯…델타 변이·물류난 등은 불안 요소
정부는 주요 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이 수출 호조세를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조선, 스마트폰, OLED, TV 등 주력 품목은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유망 산업 중에서는 SSD가 1위, 전기차 배터리가 2위를 지켰고 화장품은 수출 5대국에 처음 진입했다. 의료용 진단제품 역시 수출 10대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세계 경제 및 교역 회복세가 뚜렷해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누적 교역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세계 교역 성장률은 8.0% 증가로 예상됐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비대면 경제 가속화에 따른 초과 수요로 인해 수출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조사기관도 반도체 세계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올 상반기 한국 제품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스마트폰에 대한 전 세계 시장의 선호도 역시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수출 품목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모든 품목의 균형 성장으로 수출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된 것도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분석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산업연구원, 무역협회, 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수출액을 6천억달러 이상, 무역액은 1조 달러 이상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해 들어 8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4천119억달러로 역대 최단기간 내 4천억달러를 넘겼다. 지금까지 연간 최고 수출 실적은 2018년 6천49억달러로, 이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4차 확산이 이어지고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류비용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점 역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011200]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수출 물류난이 더욱 심화할 우려가 있다. HMM 육상·해원 노조는 모두 파업 투표를 가결한 상태로, 사측과 이날 추가 교섭을 벌인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글로벌 교역 회복세가 남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이 대외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충분히 대비하고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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