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성형진 교수 "눈·입 돌출구조가 속도 20% 높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몸이 얇고 유연한 가오리가 수영할 때 두껍게 툭 튀어나온 입과 눈의 돌출 구조가 유체역학적 효율성을 높여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성형진 명예교수팀은 1일 미국 물리학회(AIP) 학술지(Physics of Fluids)에서 가오리의 몸 구조와 운동을 모사하는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입과 눈 돌출구조가 몸의 전후좌우에 소용돌이를 일으켜 더 강한 추진력과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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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가슴지느러미를 가진 가오리는 자연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헤엄치는 동물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툭 튀어나온 입과 눈 돌출구조가 수영할 때 유체역학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도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성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가오리 몸체와 같은 유연한 자가 추진식 물체에 입과 눈 돌출구조를 붙여 가오리 모델을 만들었다. 이어 가오리가 수영할 때의 상하 조화진동 운동을 모사하는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눈과 입 돌출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유체역학적 힘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또 이 모델에서 눈과 입 돌출구조가 있는 때와 없을 때 유체역학적 효율성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했다.
그 결과 가오리가 수영할 때 눈과 입 돌출구조가 앞뒤로 흐르는 소용돌이를 일으켜 앞부분에 음압이 증가하고, 좌우 소용돌이가 발생하면서 가오리 위아래의 압력 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오리는 위아래 압력 차가 커지면서 앞부분에 음압이 증가해 더 강한 추진력을 얻어 더 빠르게 수영할 수 있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가오리 모델에서 눈과 입 돌출구조가 있는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한 결과 돌출구조가 있을 때 수영 속도와 전체 추진 효율이 각각 20.5%와 10.6%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 교수는 "유연한 자가 추진식 물체에서 툭 튀어나온 눈과 입의 3차원 돌출구조가 수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와 이때의 유체역학 메커니즘은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 연구에서 눈과 입 돌출구조가 유체역학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어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 연구가 자연의 유체현상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며 "이 연구 결과를 해양 동물에 더 가까운 디자인의 차세대 수중 이동체 설계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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