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대결 구도 속 예상 득표율 30%"…최대 변수는 빈곤층과 물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지지율 추락으로 고심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패배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브라질 다수 매체는 대통령실 측근들의 말을 인용,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자신과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양자 대결 구도로 예상하며 결선투표에서 30% 정도 득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빈곤층과 물가 상승세가 자신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늘어난 빈곤층이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하면서 민심이 빠르게 돌아서고 있는 사실을 의식한 것이다.
대통령실 측근들은 쌀과 육류, 가정용 가스 등 기초생필품 가격 급등세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경쟁력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저소득층·빈곤층의 57%가 룰라 전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최근 들어 포퓰리즘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으나 물가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오히려 불만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출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재정이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어 선심성 정책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시장은 정부가 복지 프로그램 확대와 공무원 급여 인상 등을 위해 한도를 넘어서는 지출이 이뤄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열성 지지자들의 결속력을 높이는 것 외에 대안이 없는 처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9월 7일 브라질 독립기념일을 맞아 대대적인 친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좌파 정당과 시민단체들도 같은 날 주요 도시에서 보우소나루 퇴진 촉구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충돌이 우려된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내년 대선의 예상 득표율은 룰라 40%, 보우소나루 24%로 나왔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룰라와 보우소나루가 결선투표에서 맞붙으면 51% 대 32%로 룰라의 승리가 점쳐졌다.
일부에서는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제3 후보가 나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3위로 밀리며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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