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표 예산안 친정서 암초…'여당내 야당' 맨친 의원 또 제동

입력 2021-09-03 08:48  

바이든표 예산안 친정서 암초…'여당내 야당' 맨친 의원 또 제동
인플레이션·국가부채 우려하며 반대…민주당 내부설득 과제 대두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역점사업인 3조5천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성 예산안이 친정인 민주당의 내부 암초에 걸려 험로를 겪을 전망이다.
'여당 내 야당'으로 통하는 조 맨친 상원의원이 예산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예산 통과 전략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맨친 의원은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이 예산이 인플레이션과 국가 부채에 미칠 심각한 영향을 우려하며 3조5천억 달러 예산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마련한 예산처리 일정을 '인위적이고 정치적인 마감일'이라고 규정하고 '전략적 일시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상원의 경우 이 예산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절차인 필리버스터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우회로인 '예산 조정' 절차를 도입하는 결의안까지 통과시킨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12개 상임위가 오는 15일까지 예산안을 각각 제출하면 이를 취합해 심사에 들어가겠다는 일정표를 마련했다.
맨친 의원은 보수 색채가 강한 웨스트버지니아주 출신 상원의원으로, 그간 여러 쟁점에서 종종 민주당 기조와 상충하는 태도를 보여 바이든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그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
맨친 의원은 이전부터 3조5천억 달러 예산에 부정적이어서 이번 반대가 예상 못 한 돌발변수는 아니다.
문제는 그가 반대하면 민주당이 '예산 조정' 절차를 밟을 수 없다는 점이다.
상원 의석이 민주당과 공화당 각 50석인 상황이라 민주당이 전원 찬성해야만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까지 포함해 민주당의 자력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외신은 맨친 의원의 태도가 예산안 결사 반대라기보다는 보수 성향인 지역구 유권자 정서를 의식해 찬성의 여지를 둔 정치적 제스처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여기에다 같은 당 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 역시 매친 의원과 비슷한 이유로 이 예산안에 반대하고 있어 예산 통과가 절박한 민주당으로선 이들 당내 의원 설득이 최대 과제로 부상한 상황이다.
NBC방송은 맨친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입법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민주당이 예산 규모를 줄이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봤다.
정치전문매체 더힐도 맨친 의원이 중대한 경고사격을 한 것이라면서 예산안의 세부사항과 처리 시기를 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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