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야당의원들 "정부 관료와 연관된 기업에서 비싸게 구매"
두테르테 "공급 부족 때문에 비싼게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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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방역 물품을 고가에 구매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야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최근 정부가 개인보호장비(PPE)와 마스크를 정상가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자본 규모가 작은 회사로부터 의료 장비를 구매했으며 해당 기업은 관료들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면서 자체 조사에 나섰다.
이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반박에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코로나가 시작됐을 때 우리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에 당연히 비쌀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관료를 조사하려는 끊임없는 시도로 인해 방역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을 비난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필리핀 보건 당국이 코로나 대응 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감사기관에서 제기된 바 있다.
필리핀 감사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 펀드에서 637억 페소(1조4천752억원) 상당의 부족액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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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각 병원의 노조가 파업을 거론하면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간호사들도 소속 단체를 통해 밀린 위험 수당을 주지 않으면 병원을 떠나겠다며 정부를 압박하는 등 코로나 확산 와중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필리핀은 코로나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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