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온난화에 텍사스는 얼어붙었다…기후변화 역설

입력 2021-09-03 15:20  

북극 온난화에 텍사스는 얼어붙었다…기후변화 역설
사이언스 연구 게재…극소용돌이 움직임 미세분석
"직관 반하는 사태…이젠 예기치 못한 일들 예상할 때"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 온난화가 미국 중부와 동부에 이상 한파를 불러온 과정을 구체적으로 규명한 연구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에는 북극의 기후 변화와 대량 정전 사태와 170명 이상 사망자를 야기한 지난 2월 텍사스 한파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북극 지역의 기온이 오르며 찬 공기를 북극에 가두는 극소용돌이(폴라 보텍스·Polar Vortex)가 약해져 아래로 늘어지면서 냉기류가 남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잉글랜드 북쪽에 있는 지역, 스칸디나비아 근처 지역의 기온이 시베리아 근처 지역보다 오르며 극소용돌이를 동쪽으로 밀어냈고, 이에 따라 시베리아 북부에서 발생한 찬 공기가 북극 지역을 건너 남쪽에 있는 미국 중부와 동부로 이동해 이상 한파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1980년대 초반과 비교할 때 한해에 극소용돌이가 약화하는 횟수는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주다 코언 대기환경연구소 연구원은 "급격한 북극 온난화가 매우 남쪽인 텍사스에 극단적인 한파를 일으켰다는 점은 직관에 반하는 일"이라면서도 "연구의 교훈은 기후 변화로 예기치 못한 일들을 예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가 이상 한파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학계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기존 기후변화 모델이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해석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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