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과기출연연 중 5곳, 용역직 정규직화 합의점 못 찾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공약으로 시작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현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일부 출연연은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출연연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미완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출연연 25곳 가운데 시설관리 등을 맡는 용역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지 못한 기관은 총 7곳이다.
과학기술정통부는 지난 2017년 10월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정한 뒤 노사 합의 과정을 거쳐 출연연이 전환 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논의 과정에서 상당 부분 합의점을 찾아 곧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에너기술연구원은 논의가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협상이 험난한 길을 걷는 가장 큰 이유는 고용 방식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다. 노동자 측은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출연연은 공동 자회사를 세우고 이 회사에서 고용하는 방식을 원한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연구노조 관계자는 "출연연이 두 가지 방안에 대한 객관적인 결과와 영향을 제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며 "한 기관의 부원장은 '이분들 뽑으면 박사 학위 연구원 못 뽑는다'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출연연의 정규직 전환 완료를 위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끌어낼 뚜렷한 유인책이나 미실행 시 가해지는 불이익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는 "출연연 기관평가에 정규직 전환 완료와 관련한 부분을 반영했다면 이야기는 벌써 달라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지난 7월 취임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김복철 이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연 정규직 전환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쪽으로 기관장들과 방향을 잡아놨다"며 "기관별 특성을 고려하면서 최단기간 내 타결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기관은 노사 간 골이 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정부가 전환방식을 일괄적으로 정해 기관에 강요할 수 없기에 양쪽의 쟁점을 최대한 좁히기 위해 중재와 조정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ki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