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국가가 더 빨리 더 많이 행동해야"
"기후변화로 건강에 치명적 해악 발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전 세계 220여개 보건의학 학술지가 건강에 대한 기후변화의 치명적 해악을 경고하며 세계 지도자들에게 긴급 대응에 나설 것을 공동으로 촉구했다.
이들은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와 같은 공동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부유한 국가들이 이에 더 빨리, 더 많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랜싯(Lancet)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등 세계 220여개 보건의학 저널은 6일 공동 사설을 통해 전 세계 지도자들이 기온 상승 억제, 자연 파괴 중단, 건강보호를 위한 긴급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렇게 많은 학술지가 공동성명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기후회의(COP26) 전 마지막 국제회의 중 하나인 유엔 총회를 일주일여 앞두고 발표됐다.
이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최근 목표들을 환영하지만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향후 세계 공중보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세계 지도자들이 지구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유지하고 자연을 복원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 전문가들과 학술지들은 수십년 동안 기후 변화와 자연 파괴가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극한 기온과 파괴적인 기상 사건, 필수 생태계 파괴 등이 인류의 건강과 생존에 미치는 영향은 기후 변화 영향 중 일부에 불과하며 어린이와 노인, 소수민족, 빈곤한 지역 사회, 기저질환자 등 가장 취약한 계층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동사설에서 각국 정부가 교통 시스템과 도시, 식품 생산·유통, 금융 투자 시장, 건강 시스템 등의 재설계를 지원해 사회와 경제가 변화할 수 있게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대기오염 감소, 신체활동 증가, 주거 및 식생활 개선 등 건강 및 경제적 이익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협력의 성패는 부유한 국가들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현 환경위기 유발에 책임이 더 많은 국가가 더 깨끗하고 건강하며 탄력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더 공정하고 건강한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긴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는 보건 저널 편집자로서 2021년이 세계가 마침내 진로를 바꾸는 해가 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와 다른 지도자들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피오나 고들리 BMJ 편집장은 "지구 기온이 1.5℃ 이상 높아지고 자연 파괴가 계속되면 훨씬 치명적인 위기가 올 것임을 경고하기 위해 코로나19 위기 최전선에 있는 보건 전문가들이 뭉쳤다"며 "더 부유한 국가들이 이미 기온 상승으로 고통받는 국가들을 돕기 위해 더 빨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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