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허용된 밤 특정 시간 이용자 쏟아져 접속 장애
中누리꾼들 "시간제한도 좋은데 왜 하필 밤 8∼9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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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을 휴일 밤 8∼9시로 제약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나서 처음 맞은 주말, 텐센트의 유명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왕저룽야오)에 접속자가 몰려 결국 서버가 '붕괴'하는 운영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신랑과기(新浪科技) 등 매체들에 따르면 토요일인 지난 4일 밤 왕자영요 모바일판에서 접속 장애 현상이 나타났다.
텐센트가 장애 요인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은 미성년자들 게임 허용 시간을 맞아 수요가 순간적으로 급증하면서 서비스 운영에 장애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게임 산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달 30일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을 금·토·일요일과 기타 휴일에 최대 1시간, 그것도 밤 8∼9시로만 제약하는 전례 없는 고강도 규제 방안을 내놓고 곧장 시행에 들어갔다.
왕자영요 서비스 운영 사고가 난 지난 4일은 새 규제 도입 후 처음 맞는 주말이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부모 등 성인의 인적 정보를 이용한 미성년자들을 철저히 걸러내려고 모든 온라인 게임 이용자가 안면인식 등의 방법으로 새로 실명 인증을 하도록 요구함에 따라 왕자영요 서버의 정보 처리량이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운영하는 왕자영요는 중국 최고 인기 온라인 게임 중 하나다.
텐센트는 4일 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문제를 해결해 접속 장애 현상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면서 모든 이용자에게 일부 게임 아이템과 경험치를 선물로 주는 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웨이보에서 '왕자영요가 붕괴했다'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를 정도로 인기 게임인 왕자영요의 서비스 운영 중단 사태는 중국 온라인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게임을 다시 할 수 있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려왔을 청소년들을 동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王者榮耀李小**'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미성년자들이 너무 비참하다"며 "일주일 동안 (게임을 할 수 있는 주말의) 3시간을 기다렸는데 게임이 붕괴해버렸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 중독을 우려한 당국의 게임 시간제한 조처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밤 8시∼9시라는 특정 시간을 지정해 접속 수요가 몰리도록 한 까닭을 이해할 수 없는 반응도 있었다.
누리꾼 '來去**'는 "주말에 하루 한 시간으로 제한한 것은 괜찮지만 왜 하필이면 꼭 밤 8∼9시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의 미성년자 게임 허용 시간 제약 정책은 미성년자 게임 중독 방지라는 명분으로 해 추진됐다.
하지만 중국 안팎에서는 텐센트, 바이트댄스, 넷이즈, 비리비리 등 대형 인터넷 기업의 수익 악화로 이어질 이번 조처를 작년 11월부터 반독점, 반(反)부정경쟁, 금융 안정, 개인정보 보호, 국가 안보 등의 다양한 대의명분을 앞세워 진행 중인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압박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작년 10월 중국의 기술기업을 대표하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의 도발적인 정부 비판이 '설화'(舌禍) 사건으로 이어진 가운데 중국 당국은 대형 인터넷 기술 기업을 일상적 관리와 규제를 넘어 적대적인 '투쟁' 대상으로 인식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핵심 관영지인 경제참고보가 최근 '정신 아편'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쓰며 텐센트를 비롯한 게임 관련 기업들을 비난하는 기사를 실어 파문을 일으켰다.
또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전면개혁심화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야만적으로 성장했다"고 질타하면서 민영 기업들에 직설적으로 '복종'을 요구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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