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새 정부 수반에 '경량급' 하산 내정…정파간 타협 산물"

입력 2021-09-07 18:19  

"탈레반 새 정부 수반에 '경량급' 하산 내정…정파간 타협 산물"
인도·파키스탄 언론 보도…아쿤드자다는 국가 최고 지도자
"정파 대립 끝에 타협…과도정부 형태로 8일 또는 11일 발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정부의 수반으로 그간 예상을 깨고 '경량급 지도자'를 내정했다고 인도와 파키스탄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 더뉴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도부 회의를 거쳐 지난 5일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를 수반으로 내정했다.
탈레반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더뉴스인터내셔널에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하산을 국가수반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산은 탈레반이 결성된 남부 칸다하르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탈레반의 최고 위원회인 레흐바리 슈라를 이끌왔다.
그는 군사 업무보다는 종교 관련 분야에서 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과거 통치기(1996∼2001년) 때는 외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맡기도 했다.
다만, 그간 정부 수반 후보로 거론됐던 압둘 가니 바라다르에 비하면 무게감이 크게 떨어지는 인물이다. 바라다르는 새 정부에서 하산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쿤드자다에 이어 조직 서열 '2인자'로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하던 바라다르가 한 발 뒤로 물러선 셈이다.
이에 대해 인도 NDTV는 하산은 탈레반의 차기 총리로 있을 법하지 않은 선택이라며 조직 내 정파들이 경쟁 끝에 타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탈레반은 지난 3일 출범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NDTV는 그 이유에 대해 바라다르 측, 탈레반의 연계 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 칸다하르 정파, 동부 지역 반독립 조직 등이 권력 투쟁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이 하카니 네트워크와 갈등을 빚은 끝에 총격전까지 벌였고, 이 과정에서 바라다르가 부상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더뉴스인터내셔널은 "새 정부는 8일 출범할 것으로 보이지만 며칠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9·11 테러 발생 20년을 맞는 오는 11일에 맞춰 탈레반이 정부 출범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뉴스인터내셔널은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내무부 장관을 맡고, 탈레반 창설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모하마드 야쿠브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NDTV는 아쿤드자다는 여전히 최고 지도자로 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새 정부 형태는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와 유사하게 된다.
이란은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하는 신정일치의 이슬람공화국 체제지만 입법부 의원과 행정부 수반(대통령)은 직접 선거로 선출한다.
다만, 이번에 구성되는 정부는 '과도 정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도 5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변화를 염두에 둔 과도 정부 형태를 우선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난 탈레반은 지난 5월 미군의 본격적인 철군을 계기로 공세를 강화했으며 지난달 15일 카불까지 점령하면서 정부 측의 항복을 받아냈다.
탈레반은 이후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내놓으며 새 정부 구성을 준비 중이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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