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수감자들 집단 이감에 반발…방화·폭력행사
당국 사흘째 추격 작전 소득 없어…하마스 등 강력 반발로 긴장 고조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땅굴 탈옥'으로 이스라엘 당국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이번에는 교도소에 갇혀있던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이 불을 지르는 등 집단 반란을 시도했다.
8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에 있는 케치오트 교도소와 라몬 교도소에서 팔레스타인 보안 수감자들이 불을 질렀다.
케치오트 교도소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대원들이 감방 7곳에 불을 질렀고, 라몬 교도소에서도 다른 사동에 있는 2개의 감방이 불탔다.
또 예루살렘 인근의 오페르 교도소에서는 폭력 사태가 있었고, 최근 집단 탈옥이 발생했던 북부 길바오 교도소에서는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교도관에게 뜨거운 물을 뿌리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보안 수들은 지난 6일 집단 탈옥 이후 당국의 대대적인 이감(移監) 시도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교정 당국은 이감을 일시 중단하고 전국 교도소에 최고 수준의 경계령을 발령했다.
앞서 지난 6일 북부 길보아 교도소에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주도하는 파타당의 군사 조직 '알아크사 순교 여단'의 전직 사령관 등 6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6명이 사라졌다.
이들이 사라진 뒤 당국은 감방 화장실 바닥에서 교도소 담장 밖으로 이어진 좁은 땅굴을 발견했다.
화장실 바닥에서는 녹슨 숟가락이 나왔는데, 당국은 탈옥범들이 수개월에 걸쳐 숟가락으로 굴을 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이 탈옥하던 시간에 교도소 경비가 잠들어 있었으며, 교도소 건설에 참여한 업체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교도소 설계도를 인터넷에 게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군과 경찰, 정보기관인 신베트 등을 동원해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 등까지 사흘째 대대적인 탈옥범 추격 작전을 폈으나 아직 이들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다만, 당국은 탈옥범들의 가족과 친척 다수를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당국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집단 이감이 강행될 경우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도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위해를 가할 경우 무력으로 보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요르단강 서안 등에서 이스라엘 교도소 수감자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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