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변호사 선임해주자" 딸 강간범 죽인 러 아빠에 성금 쇄도

입력 2021-09-09 12:28   수정 2021-09-09 13:39

"최고 변호사 선임해주자" 딸 강간범 죽인 러 아빠에 성금 쇄도
주민들, 딸 아빠 처벌 반대 서명 운동
"아동 성범죄 위험에서 아이들 구한 것"
변호사 "딸 아빠에 우호적 분위기 조성"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모든 아버지는 자기 딸을 성폭행한 사람이 있다면 죽일 겁니다. 우리 모두 피해자가 될 위험에서 구해준 것입니다."
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러시아 사마라주에 있는 빈타이 마을 주민 1천100명은 최근 며칠 동안 친구를 살해한 비야체슬라프(34)를 선처해달라며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나아가 그가 법정 다툼에서 유리하도록 최고 변호사를 선임해주자며 그에게 성금도 쇄도하고 있다.
로켓엔진 제조 공장의 노동자인 비야체슬라프는 이달 초 오랜 친구인 올레그 스비리도프(32)와 술을 마시다 그의 휴대전화에서 그가 자신의 8살 딸을 강간하는 영상을 봤다.
이성을 상실할 정도로 분노한 비야체슬라프는 친구에게 달려들었으나 친구는 도망갔고, 경찰과 함께 추적에 나섰다가 숲에서 친구를 먼저 발견하고 흉기로 찔러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친구 휴대전화에는 그가 아동 3명을 성적으로 학대했음을 보여주는 다른 영상들도 발견돼 역시 수사대상에 올랐다.
경찰이 그를 구금한 후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마을 주민들은 딸을 강간한 아동성범죄자를 죽인 비야체슬라프를 '영웅'으로 호칭하며 그는 무죄이며 살인죄로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는 옹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주민은 "그가 잠재적 아동 성범죄의 위험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한 것이기에 주민들이 그의 무죄를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법정 비용 모금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후 비야체슬라프의 아버지는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면서 "친구나 친척이 아니라 마을의 모르는 사람들이 도와줬다"고 밝혔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비야체슬라프는 현재 감옥에서 나와 가택 연금에 처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의 혐의를 볼 때 최소 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건 전후 정황과 여론을 고려할 때 재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사망한 친구의 유죄를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딸 아빠가 어떤 처벌을 받을지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그의 범죄혐의를 경감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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