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명 아사 위기"…국제사회 도움 호소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경제 붕괴를 우려하며 국제사회가 아프간을 집권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과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AFP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탈레반과 대화를 유지해야 하고 우리 원칙들을 직접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의무는 매우 고통받는 (아프간)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이라며 "거기(아프간)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가 아프간 경제의 붕괴를 피해야 한다며 금융 수단이 아프간 경제의 숨통을 틔울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탈레반과의 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아프간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아프간이 테러 중심지가 되는 상황 등을 막으려면 대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탈레반이 지난 7일 발표한 과도정부 내각과 관련해선 "인상적이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낸 뒤 아프간 사회의 모든 구성 요소를 대변하는 포괄적인 정부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재집권이 서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사헬지대에서 이슬람 테러단체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뿐 아니라 데버러 라이언스 유엔 아프가니스탄 특사도 이날 아프간의 경제 위기와 테러리즘 확산을 경고했다.
라이언스 특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국제사회의 자금 동결 등에 따른 아프간 경제의 악화로 수백만명이 빈곤과 굶주림에 내몰리고 난민의 대거 탈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방법을 찾아야 하고 아프간 경제와 사회 질서의 전면 붕괴를 막기 위한 자금 유입도 신속히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언스 특사는 "탈레반에게 유연성과 진정성을 증명할 기회를 줌으로써 경제가 몇달 더 숨 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라이언스 특사의 언급은 아프간의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탈레반에 대한 지나친 압박보다 인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아프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줄면서 현재 72%인 빈곤율이 2022년 중반까지 97%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프간 경제에 타격을 줄 요인으로 장기간 가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치 불안 등을 꼽았다.
UNDP의 아태지역 책임자인 카니 위그나라자는 "아프간 인구 절반이 이미 인도주의적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번 분석 결과는 아프간의 대다수 취약층이 빠른 속도로 대재앙적 상황을 향해 가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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