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주 동안 삼성전자·엔씨·LG화학 등 공매도 상위권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지난 한 주간 카카오에 대한 공매도 거래대금이 국내 증시 종목 중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10일 카카오[035720]의 공매도 거래액은 2천594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 기업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전주(8월 30일∼9월 3일·286억원) 대비 807% 늘어난 규모다.
특히 지난 8일에는 1천759억원이 거래되며 지난 5월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한 종목의 일간 공매도로는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그다음 날인 9일 하루 동안 공매도가 금지됐다.
최근 금융당국, 공정거래위원회, 정치권 등에서 잇따라 온라인 대형 플랫폼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카카오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도 카카오에 대한 공매도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먼저 판 뒤 나중에 이를 사들여 그 차익을 노리는 투자 기법으로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지난 3주간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권에는 삼성전자[005930](3천436억원), 카카오(3천292억원), 엔씨소프트[036570](2천914억원), LG화학[051910](2천518억원) 등이 올랐다.
카카오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LG화학은 최근 각사의 개별 이슈로 주가가 약세를 보인 대형주들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 기간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의 비중이 6.7%로 삼성전자(1.9%), 카카오(3.5%), LG화학(4.1%)보다 컸다.
신작 '블레이드 & 소울2'(블소2)의 부진이 향후 실적 및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매도가 더 몰린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다만 이들 대형주의 공매도 거래 비중, 시총 대비 공매도 비중 등으로 미뤄 봤을 때 공매도 자체가 주가 하락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 10일 코스피200에 특례로 편입된 카카오뱅크[323410], 크래프톤[259960]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 1·2위에 올라 주목된다.
당일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거래액은 1천624억원, 크래프톤은 1천78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각각 34.74%, 28.63%였다. 거래 비중으로는 증시 종목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첫 번째, 크래프톤이 세 번째로 컸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코스피200 편입으로 공매도가 가능해진 만큼 롱숏 전략과 관련한 공매도에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롱숏 전략은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종목을 공매도하는 식으로, 서로 다른 종목에 대해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해 헤지(위험회피)를 하는 투자를 말한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다른 동종 기업들에 비해 높아 이들 기업이 공매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많이 나올 때가 시장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을 때인데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공매도를 하는 사람도 자신의 포지션을 완전히 매도로 가져가기보다는 매도를 한 만큼 매수를 해서 헤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공매도가 되는 종목으로 바뀐 만큼 (이 종목들을 대상으로) 그러한 전술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