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신청 30시간 만에 37만여명 몰려…대출서비스는 10월부터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10월 초 공식 출범하는 토스뱅크가 처음 공개한 '조건 없이 연 2% 금리를 주는 토스뱅크 통장'에 이틀 만에 37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뱅킹 서비스 사전 이용 신청자를 대상으로 조만간 대출 상품 등을 미리 공개할 예정이다. 대출 상품도 예금·적금·입출금통장 등 구분을 없애고 하나로 합친 '토스뱅크 통장'처럼 단순하고 직관적인 점이 주요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상품으로 첫 등장부터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하자, 전통 시중은행들과 다른 인터넷은행들도 고객을 뺏길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 '금리 2%+4만원대 캐시백' 파격 조건…이틀만에 37만여명 몰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토스뱅크가 모든 토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뱅킹 서비스 사전 이용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불과 8시간 만에 20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고, 이틀째인 11일 오후 2시40분 기준으로 37만여명이 토스뱅크 사전 이용 신청을 했다.
토스뱅크는 가입 기간, 예치 금액 등에 아무런 제한 없이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 입출금 통장을 첫 상품으로 내놓으며 금융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수신상품 금리를 올렸음에도 가입 기간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0%대, 적금 기본금리는 1% 남짓한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323410]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대 중반 수준이며, 적금 기본금리도 1%대 후반이다.
하물며 수시입출금 통장 금리는 시중은행은 연 0% 초반대, 저축은행도 연 1% 초중반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연 2% 금리 상품을 아무 조건 없는 수시 입출금 통장에 제공하는 것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토스뱅크는 일할로 계산한 이자를 매달 1차례씩 지급할 예정이다.
토스뱅크가 함께 공개한 '체크카드'도 전월 실적 조건 없이 매달 최대 4만6천500원까지 캐시백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기존 인터넷은행의 체크카드를 뛰어넘는 혜택을 내걸었다.
더욱이 토스뱅크는 지인에게 SNS로 토스뱅크 사전이용 신청 페이지를 공유하면 본인의 서비스 가입 순서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해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빠른 입소문을 내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토스뱅크가 사전 신청자에게 '경쟁력 있는 금리'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 상품의 신청 기회를 먼저 제공하기로 한 점도 신청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공개 임박 신용대출 금리·한도 관심…"10월 이후 대출 이용 가능"
토스뱅크는 이달 중에 뱅킹 서비스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대출 상품을 미리 공개하고 10월 이후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수신 상품을 예금, 적금, 수시입출금으로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연 2% 금리를 주는 토스뱅크 통장'으로 단순화해서 내놓는 파격을 선보였듯, 여신 상품의 키워드도 '단순함', '직관적'이 될 것이라고 토스뱅크는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단 한 번의 조회로 어렵고 복잡한 과정 없는 대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3∼4%대 수준으로 올라서고 최대한도가 연봉 이내로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금리와 한도가 어떻게 정해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은행권에서는 토스뱅크가 과거 '1·2호 인터넷은행'의 출범 당시와 마찬가지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주요 여신 상품의 최저 금리를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책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토스뱅크 관계자도 "가격 면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나올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있는 만큼 그에 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 시중은행들 "무리한 조건" 비판…파격 혜택 지속될지 관건
토스뱅크의 첫 상품 공개를 둘러싸고 시중은행들은 고객을 뺏길까 긴장하는 동시에 초반 고객 확보를 위해 무리한 조건을 내건 것이라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개시를 앞두고 공격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2% 금리 수시입출금 통장'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나, 실제 시장금리를 감안했을 경우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2% 금리가 장기화되면 결국 고객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인터넷은행 특성상 초기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니 케이뱅크 가상화폐 계좌나 카카오뱅크 신용대출·26주적금 같은 킬러콘텐츠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걸 토스뱅크가 수시입출금이라는 쉬운 상품으로 승부를 본 것 아니겠나"라며 "그렇게 모은 고객들로 극대화되는 플랫폼 효과가 사업 분야를 확장할 기반이 될 거라 보고, 초기 몇 년간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으로 영업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을 일부 포기하고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성장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는 "별도 앱 출시 없이 기존의 2천만 토스 고객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다른 운영비용을 최소화하고 예대마진도 최소화해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려는 것으로, 상품을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하면서도 고객들에게 차별 없이, 복잡한 조건 없이 혜택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높아서 가입하려 하면 최대 가입금액이 월 10만∼20만원에 불과하거나, 판매 수량이 선착순으로 한정된 '특판' 상품이라 고객들끼리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없애려 했다는 것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수준의 금리 등 혜택이) 최대한 유지 가능하도록 관리 운영할 것이며, 은행의 손익보다 고객을 위한 선택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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