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美인도태평양전략 맞서 "아태·동아시아에 집중"

입력 2021-09-12 13:27   수정 2021-09-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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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이, 美인도태평양전략 맞서 "아태·동아시아에 집중"
한국 등 4국 순방 첫 기착지인 베트남서 '美 개입' 견제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방한(14∼15일)을 앞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아시아 4개국 순방 첫 기착지인 베트남에서 아시아·태평양과 동아시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중과 동시에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주변 아시아 국가들을 중국 편으로 끌어당겨 미국이 중국 견제 목적에서 추진중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장관과 하노이에서 진행한 회담에서 "중국은 베트남과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및 동아시아에 집중하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중심의 지역 협력 구조를 확고히 추진해 역외 세력이 아세안의 중심 지위를 무력화하지 못하게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후 대(對) 중국 견제를 강화할 뜻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왕 부장이 언급한 '역외 세력'은 미국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즉, 아시아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따라서 중국과 아세안이 공조해 미국의 개입을 견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설파한 것이다.
이와 함께 왕 부장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베트남 및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남중국해 행동강령'에 대한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 국제법에 부합하고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의미를 갖춘 합의에 최대한 빨리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중국이 베트남, 필리핀 등과의 영유권 갈등을 안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당사자 주의'를 관철함으로써 미국이 '항행의 자유'(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에 군함을 파견하는 것) 작전 등의 개입을 할 명분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아울러 왕 부장은 "양국은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공동으로 내정 불간섭 원칙을 수호하고 인권의 정치화 모략에 반대하며,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또 베트남에 대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원 의사를 밝히고,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과 양랑일권(兩廊一圈:중국∼베트남 철도 건설) 협력 가속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이 타잉 썬 장관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관련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민주주의, 인권, 홍콩, 신장(新疆), 티베트, 대만 및 코로나19 기원 규명 등 문제에서 계속 명확히 중국을 지지할 것임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왕이 부장이 베트남에 이어 캄보디아, 싱가포르를 방문한 뒤 14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찾는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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