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아이도 다쳐…소말리아 출신으로 2015년 유럽으로 이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해변 휴양지에서 아프리카 이민자가 코카인에 중독된 상태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6세 아이를 포함한 5명이 부상했다.
공영방송 라이(Rai)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일은 11일 오후(현지시간)에 아드리아해에 면한 휴양 도시 리미니에서 발생했다.
한 시내버스에 타고 있던 소말리아 출신 26세 남성이 흉기를 꺼내 휘두른 뒤 달아났다. 이 남성은 여성 검표원 2명이 다가오자 갑자기 범행했다.
검표원들은 각각 목과 어깨에 자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이어 도로상에 있는 운전자를 위협해 자동차를 훔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다시 거리로 돌아와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들이댔다.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이주민 출신의 6세 남자아이와 여성 2명이 흉기에 찔려 부상했다.
가해자는 범행 후 몇시간이 지난 12일 경찰에 검거됐다.
그는 1차 조사에서 코카인에 중독된 상태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경찰은 일단 테러 범죄 개연성은 낮다고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적용될 혐의는 살인미수 및 상해, 절도 등이다.
이 남성은 2015년 유럽으로 넘어온 뒤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여러 국가에 난민 신청을 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에 온 지는 몇 개월 되지 않았다고 한다.
테러에 버금가는 도심 흉기 난동에 평온했던 휴양도시의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치안 책임자인 루치아나 라모르게세 내무장관은 "매우 심각한 범행"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책을 지시했다. 그는 13일 리미니에서 관계 당국 책임자들을 불러 모아 대책 회의를 할 계획이다.
반난민의 기치를 치켜든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난민·이주민 수용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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