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연계 '제마 이슬라미야'(JI) 핵심 인물 체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집권 후 테러범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14일 콤파스TV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알카에다 연계 조직 '제마 이슬라미야'(JI) 지도부의 핵심 인물 아부 루시단(Rusydan·61)과 단원 3명을 체포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현지 경찰 대변인은 "아부 루시단은 JI의 지도부에서 활동해온 핵심 인물로 추정된다"며 "지난 10일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에서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JI는 동남아 이슬람 통합국가 건설을 목표로 결성된 이슬람원리주의 단체로, 2002년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를 비롯해 다양한 테러를 저지른 배후단체다.
JI는 당시 조직원들을 아프간의 알카에다 군사 캠프로 보내 폭탄 제조법 등을 배우도록 했다.
루시단은 '발리테러' 사건 주범 알리 구프론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혐의로 2003년 수감돼 2006년 출소한 뒤 인도네시아 전역을 순회하며 강성 무슬림들에게 연설을 하고 다녔다. 구프론은 2008년 사형당했다.
루시단은 아프간에서 테러 훈련을 받았으며, 출소 후 그가 유튜브에 올린 연설을 보면 "'성전의 땅'(land of jihad)인 아프간을 경배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달 20일에도 "대테러전담팀이 11개 주에 흩어져있는 테러 조직원 53명을 체포했다. 일부는 독립기념일 테러를 모의했다고 시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50명은 JI 소속이고, 3명은 이슬람국가(IS) 연계 단체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 소속이다.
루시단 체포 후 경찰 대변인은 "JI가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고, 훈련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다른 용의자들을 계속 찾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테러범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이처럼 고삐를 죄는 것은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20년만에 다시 잡은 뒤 극단주의 무슬림들이 "성전을 확대하자"며 곳곳에서 세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국가정보부(BIN) 대변인은 앞서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재집권한 뒤 탈레반 네트워크와 연계된 테러 집단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노력을 강화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루시단 체포 후 보복 테러가 있을 수 있으니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인도네시아는 국교가 이슬람교는 아니지만, 2억7천만명 인구 가운데 87%가 무슬림인 세계 최대 무슬림국가이다.
인도네시아는 본래 온건하고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로 분류됐으나, 수년 전부터 원리주의 기조가 강화됐고 SNS 등을 통해 극단주의에 빠진 이들이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2018년에는 제2의 도시 수라바야에서 오토바이에 탄 일가족이 자폭테러를 벌였고, 올해 3월 술라웨시섬 마카사르 가톨릭 성당 앞에서 신혼부부가 자폭테러를 벌였다.
'외로운 늑대'(단독으로 행동하는 테러리스트)의 경찰서 공격도 잇따랐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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