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카불 떠나있었을 뿐…미디어가 가짜 선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실세'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자신을 둘러싼 '사망설'과 관련해 직접 육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14일 파지호크 뉴스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과도정부 부총리인 바라다르는 전날 육성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사망설을 부인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디어에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 보도했다고 언급하며 "지난 며칠 동안 나는 (수도) 카불을 떠나 있었다"고 말했다.
바라다르 부총리는 "미디어는 언제나 가짜 선전전을 벌인다"며 "용감하게 모든 거짓말을 거부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아무런 이슈나 문제가 없다는 점을 100% 확인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다만, 이 오디오 메시지의 진위 검증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셜미디어(SNS) 홍보 계정에 이 메시지를 올렸고 대변인 수하일 샤힌도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앞서 ANI통신 등 인도 언론과 아프간 지역 매체는 지난 3일 카불에서 바라다르 측과 또 다른 탈레반 간부 아나스 하카니 측 대원들이 권력 투쟁을 벌였고 총격전까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현지 소규모 매체인 판지시르 옵저버는 4일 트위터를 통해 바라다르와 하카니에 각각 충성하는 대원들이 판지시르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싸움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친저항군 소셜미디어(SNS) 계정인 '북부 동맹'도 트위터를 통해 "바라다르는 심하게 다쳐 치료를 위해 파키스탄으로 이송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탈레반은 대변인을 통해 바라다르가 파이즈 하미드 파키스탄 정보국(ISI) 국장,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권담당 사무차장 등을 만났다는 점을 밝히며 바라다르가 건재하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바라다르를 둘러싼 사망설이 계속 보도되는 상황이었다.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으로 탈레반의 실질적 리더로 알려진 바라다르는 평화협상단을 이끌며 탈레반의 대외 활동 등을 책임져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쫓기던 그는 2010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체포돼 현지 감옥에 갇혔다가 2018년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원하던 미국의 요청으로 풀려났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