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불붙은 도지코인 상표 소유권 싸움

입력 2021-09-15 11:11  

뒤늦게 불붙은 도지코인 상표 소유권 싸움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상표권을 둘러싼 분쟁이 뒤늦게 벌어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14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도지코인 개발자와 지지자들이 비영리 조직으로 설립한 도지코인 재단은 지난달 말에야 미 특허상표청(USPTO)에 도지코인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가상 화폐다.
이들은 당시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의 소재로 인기를 끌던 일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내세우고, 화폐 명칭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에서 따왔다.
장난삼아 도지코인을 만든 개발자들처럼 재단도 설립 이후 거의 활동하지 않다가 지난달 재출범했다.
하지만 도지코인 재단이 상표 출원을 했을 때에는 신청서를 낸 곳이 이미 대여섯 곳에 달했다.
이들은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아동용 담요, 남성 정장 등에 '도지코인'이라는 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남태평양의 뉴질랜드령 섬나라인 쿡제도(쿡 아일랜드)에서 설립된 '문래빗 앙고자이바츠(安居財閥)'라는 이름의 회사는 지난 5월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도지코인 상표권을 주장하는 내용의 신청서를 냈다.
이 회사의 창립자인 에인젤 버세티는 기존 도지코인 재단이 휴면 상태인 것을 보고 새로운 도지코인을 만들고 도지코인 재단도 설립했다며 "나쁜 의도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존 도지코인재단은 또 '도지코인 2.0'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들에게 해당 명칭이 도지코인의 두번째 버전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며 이름과 인터넷 도메인 등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같은 뒤늦은 다툼 배경에는 도지코인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잇단 지지성 발언에 올해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기를 얻게 된 점이 있다. 도지코인이 주목을 받자 명칭에 '도지'나 개 이름을 붙인 다른 가상화폐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저널은 가상화폐가 분산 소유 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고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누구의 소유도 아닌 점에 비춰볼 때 도지코인의 상표를 둘러싼 소유권 다툼은 아이러니하다고 평가했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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