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여성이 수하물 둘러싼 다툼 제지하는 흑인 얼굴 보더니 공격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9·11테러 20주년이었던 지난 11일 미국 국내선 비행기에서 히잡을 쓴 20대 유색인종 여성이 "무슬림 테러리스트"라며 공격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4일(현지시간) 현지언론 '디트로이트 뉴스' 및 WXYZ방송에 따르면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 검찰청은 항공기 내에서 소동을 일으킨 한 여성에 대해 폭행 및 치안 문란 혐의로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웨인 카운티 공항공사 경찰은 지난 11일 애틀랜타발 디트로이트행 스피릿 항공 3807편 기내에서 소동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의 여성이 인종 및 종교 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신고에 따라 체포해 조사 한 뒤 일단 석방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아이챠 투어(29)는 당시 상황과 관련해 "비행기 착륙 직후 한 노인이 짐칸에서 수하물을 꺼내다 문제의 여성의 다리를 건드렸다"며 "이 여성이 노인에게 욕설을 퍼붓기에 내가 제지하려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여성이 내 얼굴을 보더니 '무슬림 테러리스트'라고 소리쳤다"며 "내가 이 상황을 기록하려 휴대전화를 꺼내자, 이 여성은 내 손을 주먹으로 때리며 동영상 촬영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투어는 흑인이었으며, 사건 당시 히잡을 쓰고 있었다.
이번 사건은 12일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 미시간 지부에서 문제의 여성을 체포하도록 촉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9·11 20주년에 백인 여성이 아시안 노인을 괴롭히고 이슬람 스카프를 착용한 무슬림 여성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스피릿 항공 측은 "모든 승객은 존중받아야 하며, 어떤 종류의 차별과 괴롭힘도 용납될 수 없다"며 "앞으로 이 여성을 어떠한 항공편에도 태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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