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중부 도시의 한 호텔에서 아이티, 쿠바 국적자 등을 포함한 투숙객들이 한꺼번에 납치됐다 풀려났다.
15일(현지시간)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주(州) 검찰과 일간 레포르마 등에 따르면 마테우알라시의 한 작은 호텔에 14일 새벽 차량 3대에 나눠 탄 무장 괴한들이 침입해 투숙객 38명을 데려갔다.
괴한들은 호텔 투숙객 명부도 함께 가져갔다.
이중 멕시코 국적의 16명은 얼마 안 가 풀려났고, 외국인 22명은 인적 드문 곳에 버려져 행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다 뒤늦게 발견됐다.
검찰은 외국인 22명 중엔 어린아이 3명과 임신부 1명도 있었으며, 아이티와 쿠바 국적자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고, 납치 동기도 밝혀지지 않았다.
피랍 외국인들의 체류 신분 등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가려는 이민자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부 국경을 통해 멕시코에 들어온 이민자들은 미국 국경에 가기 위해 멕시코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몸값을 노린 납치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멕시코에선 이민자들의 이동과 밀입국을 돕는 대가로 돈을 뜯는 범죄조직들이 많은데, 이민자들이 이러한 조직들의 영역 다툼에 휘말려 희생되기도 한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 정권 취임 이후 최근까지 멕시코에 발이 묶인 미국행 이민자 중 6천300여 명이 납치와 성폭력 등 범죄를 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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