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축구 연맹 "도착했다"…제3국으로 망명 신청 예정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하지 못한 14∼16세 여자 청소년 축구팀이 파키스탄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축구 연맹 간부인 우마르 지아는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아프간 여성 청소년 축구팀 선수, 코치, 그들의 가족 81명이 토르캄 지역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축구 연맹은 이들이 언제 국경을 넘었는지는 정확지 않으며 오는 16일 아프간 여자 축구팀 선수 등 관계자 34명이 추가로 파키스탄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키스탄 축구연맹 사무실에 도착한 축구팀 관계자들은 환영의 의미가 담긴 붉은 꽃으로 장식한 목걸이를 선물로 받았다.
축구 연맹은 이들이 철저한 경비 속에 파키스탄에서 머물다가 제3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탈레반 정권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 아프간 여자축구 선수들을 탈출시켜 달라는 서한을 각국 정부에 보냈다.
호주 정부는 아프간 여자 대표팀 선수를 포함한 여자 스포츠 선수 및 가족 50여 명을 호주 항공편으로 대피시켰다.
청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가족들은 성인 대표팀 선수들이 호주로 대피한 뒤 카불을 떠나려 했지만, 공항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발이 묶였었다.
AP 통신은 미국과 인도주의 단체 등이 아프간 청소년 여자 축구팀을 구출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특히 아프간 여성은 남성의 동행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고, 취업 및 각종 사회 활동이 제약됐으며 교육 기회가 박탈됐다. 외출할 때는 부르카까지 착용해야 했다. 아흐마둘라 와시크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호주 SBS방송 인터뷰에서 "여자는 크리켓 경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크리켓 경기 출전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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