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거대 해외 투자자·고용주의 중국 철수 우려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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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삼성중공업[010140]이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에 있는 조선소를 철수하기로 하자 노동자 수천명이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해외사업장 효율화 일환으로 닝보유한공사를 연말까지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닝보 조선소는 1995년 설립돼 26년간 거제조선소에 선박 블록을 공급했지만, 설비 노후화로 인한 생산효율 저하와 해외사업장 운영 효율 개선 전략에 따라 철수가 결정됐다.
닝보와 산둥성 룽청(榮成)에서 선박 블록 생산 법인을 운영해온 삼성중공업은 향후 설비 합리화가 갖춰져 생산성이 높은 룽청 법인으로 사업을 일원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10일 닝보 조선소 노동자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영 악화로 조선소의 문을 닫기로 했다고 알리며 보상 방안을 발표했다고 SCMP는 전했다.
노동자들은 해고에 따라 근무 기간 1년당 1개월의 월급에 추가로 1개월의 월급과 재취업 지원을 위한 2개월치 월급을 받을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다년간의 고된 노동으로 청력 손상 등 직업병을 얻었다며 이같은 보상안에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고 SCMP는 전했다.
한 노동자는 SCMP에 "피고용인으로서 우리는 회사가 더 합리적인 보상계획을 제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 대표들이 회사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닝보 조선소의 직원수가 몇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삼성중공업의 해외 노동자는 약 1만명에 달하며 수천명의 노동자가 조선소 폐쇄에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닝보 조선소 폐쇄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전쟁 이후 세계적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거대 해외 투자자와 고용주들의 중국 시장 철수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삼성은 2019년 중국 내 남아있던 마지막 휴대폰 제조공장의 문을 닫았다"고 부연했다.
신문은 세계 양대 조선 강국인 한국과 중국 간 경쟁이 심화하고 팬데믹 기간 선박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닝보 조선소 폐쇄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의 최근 자료를 인용, 지난달 한국은 16개 선박에 대해 누계 발주량 78만CGT(표준선 환산톤수)을 기록했고, 중국은 23개 선박에 대해 누계 발주량 37만CGT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는 결국 한국이 더 큰 선박을 제조한다는 의미"라며 "한국 정부는 이달 초 '세계 1등 조선강국'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K-조선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한국 조선업은 1990년대와 2000년대까지 세계 1위였으나 2010년대 들어선 중국과 1, 2위를 다퉈왔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부터 정상 자리를 확고히 되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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