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직장인 박수진(27)씨는 최근 집에서 딸기 담금주를 만들어 가족과 나눠 마셨다.
술통과 딸기를 따로 살 필요는 없었다. 집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구한 '1인용 담금주 키트'에 모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소주 한 병을 키트에 그대로 붓고 열흘 정도 기다리니 달콤하게 익었다.
박씨는 "사실 편의점에서 향 첨가 소주를 사도 됐지만, 내가 직접 만든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이른바 '홈술족'이 많아지면서 술을 더 재미있게 마실 수 있게 하는 이색 도구들이 인기다.
박씨가 이용한 담금주 키트가 대표적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담금주 키트 제조사 술판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월 매출이 약 50% 뛰었다.
당초 소주를 부어 만드는 제품만 팔았다가 최근에는 와인용 키트도 출시했다.
김지연 술판다 대표는 "혼자 사는 고객 사이에선 딸기주 키트가 스테디셀러고, 명절에는 야관문주 키트가 선물용으로 많이 팔린다"면서 "앞으로 약재를 담은 '약주 키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선 올해 6∼8월 담금주 키트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30% 늘어났다. 와인셀러와 디캔터(와인 침전물을 거르고 향을 풍성하게 하는 도구) 매출은 각각 43%, 7% 증가했다.
맥주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거품링'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맥주 캔이나 컵을 둘러싸는 반지 형태의 도구로, 미세 진동을 통해 거품이 오래도록 꺼지지 않게 한다.
이 제품을 만드는 소형가전 제조업체 와이즈나인은 '혼술족'을 겨냥해 1인용 소주 디스펜서도 판매한다.
소주병을 자동으로 기울여 원하는 양의 술을 따라주는 기계로, 최근 연예인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소개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와이즈나인 관계자는 "소주 디스펜서는 지난해 매달 약 100대씩 팔리던 게 올해 들어 최대 180대씩 나간다"면서 "거품링 등 맥주 관련 제품도 매년 매출이 10%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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