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올해 외국인 선원 102명 입국…정원의 3.4% 수준"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 선원 입국이 제한되면서 어민들이 극심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수협에 따르면 올해 고용허가제(E-9)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선원은 모두 102명이다.
정부가 허용하는 연간 외국인 선원 입국 정원(3천명)의 3.4% 수준이다.
올해 입국한 외국인 선원은 지난해(247명)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입국한 외국인은 정부 허가 정원의 8.2%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에 3천228명이 입국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에는 2019년의 3.2%, 지난해에는 8.2% 수준에 머문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외국인 선원은 대부분 20t 미만 연근해 어선과 양식장 등에 근무하기 때문에 소규모 어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영세 어민들은 코로나19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인력 부족으로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수협이 지난달 조사한 어업인 피해사례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44개 어가 중 6개(13.6%)가 인력부족에 따른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했다.
경기도에서 연안안강망 어업에 종사하던 A씨는 동티모르와 베트남 선원을 신청했으나 코로나19 확산 후 입국이 중단되면서 혼자 어업을 이어가다 최근 건강이 악화해 결국 폐업했다.
17개 업체(38.6%)는 인력난으로 조업을 중단했거나 소규모 업종으로 전환 또는 어업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대표적 사례로 전북 군산시 김양식 어민들은 80∼228책이던 양식 규모를 33∼70책으로 줄였다.
나머지 21개 업체도 모두 인력 부족으로 관리가 어려워지자 양식생물이 대량 폐사하거나 어획량이 급감하는 등 고충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수협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4월에 입국 재개를 결정하며 외국인 선원 입국을 조금씩 허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어업은 기계식 제조업과 달리 최소한의 승선 인원이 없으면 조업 자체가 힘들고, 조업을 나가더라도 부족한 인원으로 노동강도가 올가간다"면서 "배 운항을 하는 선장까지 어업에 투입되면서 선박 충돌사고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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