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 체결 1年, 관련 5개국 화상 만남…"더 많은 나라가 이 길 따르길"
(워싱턴·카이로=연합뉴스) 이상헌 김상훈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가 체결했던 '아브라함 협정'을 계속 이어가겠다면서 더 많은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아브라함 협정 기념일인 이날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외교장관들과 화상으로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작년 9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국교를 수립하기로 한 외교적 합의다.
이 합의 이후 UAE와 바레인에 이어 모로코도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과, 중동 전쟁을 거치며 이스라엘과 중동 이슬람권은 외교·종교적으로 갈등을 빚어왔고, 이 협정 이전 중동 이슬람권에서는 이집트와 요르단을 빼고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트럼프 정책 뒤집기에 집중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아브라함 협정을 승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정도로 중동 현대사에 큰 전환점이 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만남에서 "더 많은 나라가 UAE, 바레인, 모로코의 길을 따르길 권장한다. 우리는 평화 외교의 범위를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는 관계 정상화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 지난 정부의 성공적인 노력을 계속해서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은 아브라함 협정 이후 대상국과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협정에 서명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를 밀어내고 집권한 현 연립정부의 2인자이자 2023년 총리직을 승계하는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은 최근 UAE와 모로코를 직접 방문해 현지 공관을 열고 협력을 약속했다.
라피드 장관은 또 이달 말 바레인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라피드 장관은 "우린 아브라함 협정이 새로운 멤버들에게도 열려 있다는 사실을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의 공동 목표 중 하나는 이 협력과 우정의 새 시대에 다른 나라들이 선례를 따르고 우리와 함께하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전 총리의 성과인 아브라함 협정을 좀체 거론하지 않았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도 전날 아브라함 협정을 "중동 평화사의 새롭고 획기적인 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협정 대상 국가들과의 관계를 확대하는 한편, 역내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세르 부리타 모로코 외무장관은 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의 해법은 미국이 지지하는 '2국가 해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 국가로 존재하는 2국가 해법이 분쟁 해소의 유일한 답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국민의 반대에 직면한 수단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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