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보도…탈레반은 거듭 부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도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의 내분설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이번에는 조직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연계 조직 지도자에게 구타당한 후 지도부에서 사실상 밀려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바라다르가 이달 초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탈레반 연계조직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로부터 주먹으로 맞았고 총격전까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그간 탈레반 지도부 간에 대립이 있었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바라다르가 주먹 공격을 당했다는 언급은 이번에 처음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라다르는 과도정부에 비탈레반 인사와 소수 민족 관계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바라다르의 의견에 반대한 하카니 네트워크 간부 할릴 우르-라흐만 하카니(현 난민부 장관 대행)가 의자에서 일어나 바라다르를 주먹으로 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후 양측 경호원이 다툼에 개입해 총격전을 벌였고 사상자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바라다르는 다치지는 않았지만 이후 카불을 떠나 남부 칸다하르로 향했다.
칸다하르는 탈레반이 결성된 곳으로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도 그곳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라다르는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으로 아쿤드자다 아래에서 조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왔다.
바라다르는 지난 7일 발표된 과도 내각에서 총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을 깨고 부총리 대행에 임명됐다. 비탈레반 인사와 여성은 모두 배제됐고 하카니 네트워크 출신은 4명 이상이 포진됐다.
바라다르는 지난 12일 카타르 외교장관 방문 환영식과 이후 내각 회의 등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앞서 BBC뉴스는 할릴 우르-라흐만 하카니와 바라다르가 과도정부 구성을 놓고 강한 언사를 교환하며 갈등을 빚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도 언론과 아프간 지역 매체는 카불에서 바라다르 측과 하카니 네트워크의 또다른 간부 아나스 하카니 측 대원들이 권력 투쟁을 벌였고 총격전까지 발생, 바라다르가 부상했다고 전한 바 있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하카니 네트워크는 1990년대 후반 탈레반과 손잡은 극단주의 조직이다.
이와 관련해 바라다르는 지난 13일 육성 메시지에 이어 15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내분설과 자신의 부상설·사망설 등을 직접 부인했다.
그는 영상에서 "미디어가 (탈레반에) 내부 다툼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며 우리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으며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 블룸버그통신 보도와 관련해서도 탈레반 대변인인 빌랄 카리미는 "바라다르는 (지도부에서) 밀려나지 않았다"며 그가 곧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리미는 "지도부 간에는 어떤 이견도 없으며 그들은 정부 직책을 놓고 싸움을 벌이지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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