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사용자 컴퓨터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랜섬웨어 공격을 받는 세계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이 몸값 요구에 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미국 보안기업 '프루프 포인트'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랜섬웨어 피해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잠긴 프로그램을 복구하기 위해 공격자 측에 돈을 건넸다.
거래처에도 손해를 끼치는 등 공격 수위가 높아진 데다가 사이버 관련 보험으로 몸값을 댈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프루프 포인트는 미국 등 7개국에서 200명 이상을 고용한 3천600개 기업·단체를 대상으로 랜섬웨어 피해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3곳 중 1곳꼴인 약 2천400곳이 2020년도에 랜섬웨어 공격을 당했다고 했고, 이 가운데 52%인 1천200여 곳이 몸값을 줬다고 답했다.
몸값을 쓴 기업 비율에선 미국이 87%(약 410곳)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영국 59%(약 260곳), 독일 54%(약 220곳) 순이었다.
일본 기업 중에도 피해 기업의 33%(약 50곳)가 몸값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기업의 몸값 지급액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지난해 피해기업 1곳당 평균 몸값 지급액은 31만2천 달러(약 3억7천만원)로, 전년과 비교해 3배로 늘었다.
또 올해 1~6월에는 이 액수가 약 57만 달러(약 6억7천만원)로 불어났다.
닛케이는 영국 보안업체 소포스가 지난해 26개국 기업·관공서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랜섬웨어 공격에 대비한 사이버 보험 가입 비율이 미국에선 세계 평균치(64%)를 웃도는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이버 범죄자들이 보험에 가입한 미국 기업을 주로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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