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덩달아 뛰는 탱커 가격…LNG선 이어 '효자' 되나

입력 2021-09-22 07:00  

유가 상승에 덩달아 뛰는 탱커 가격…LNG선 이어 '효자' 되나
1년새 선가 20% 이상 올라…VLCC 강점 있는 한국엔 호재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에 원유 운반선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등을 통칭하는 탱커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탱커, 특히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더불어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선종이라 가격 상승은 한국 조선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달 탱커 선가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20% 오른 175.30을 기록했다.
지수는 지난해 11월 144.84로 저점을 찍은 이래 10개월 연속 상승세다.
대표 탱커인 VLCC 가격에서도 이러한 상승세가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8천500만 달러까지 떨어졌던 VLCC 가격은 이후 매월 150만~500만 달러씩 뛰더니 지난달 1억350만 달러를 기록했다. 8개월 새 1천850만 달러(22%)나 오른 것이다.
탱커 가격의 오름세는 국제 유가 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이를 실어나르는 선박 가치도 뛰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말 배럴당 35.79달러까지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공급 축소 등의 여파로 지난 17일 71.97을 기록했다.
WTI는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4분기 석유 수요 증가 전망 등의 영향으로 올해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올해 들어 컨테이너선 등 다른 선종 발주가 늘면서 탱커 슬롯(건조공간)이 감소한 것도 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이와 관련, 탱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데도 선주들이 어쩔 수 없이 발주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발주된 탱커는 1천808만 DWT(순수화물 적재 톤수)로 2015년 상반기(2천178만 DWT) 이후 최대다.
탱커 가격 상승은 한국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지난해 발주된 VLCC의 80% 이상을 수주하는 등 규모를 불문하고 탱커 건조에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현재 운항 중인 VLCC의 20%가량이 규제에 대응이 힘든 15년 넘은 노후 선박이라 교체 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저감 기술이 다른 경쟁국에 앞선 한국에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세를 봐야 하겠지만 향후 탱커 발주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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