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이 휴전 제안 거부"…유엔 총회 화상 연설서 밝혀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중동 지역에서 이란과 라이벌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22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 총회 화상 연설에서 "사우디는 중동 지역에 대량살상 무기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예멘 내전 등에서 이란과 대립하는 사우디는 과거 이란 핵합의 체결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양국의 고위 관리들이 이라크에서 여러 차례 만나 회담했다.
유엔 총회 연설에서 살만 국왕은 이란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언급하면서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이번 유엔 총회에서 이란과 사우디의 외무장관이 만나 회담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희망했지만, 이를 위해 진행 중인 국제사회와 이란의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란은 핵합의 복원의 전제 조건으로 자국에 대한 모든 제재의 해제를 요구해왔다.
예멘 내전과 관련해 살만 국왕은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가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면서 사우디는 탄도미사일과 무장 드론(무인기)의 공격을 방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는 예멘 내전은 2014년 말 촉발된 이후 7년째 이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사우디와 미국 등이 예멘 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며 개입해 분쟁이 본격화했다.
이 사태로 현재까지 13만 명 이상이 숨졌으며 4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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