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후 보장' 조건 타후보 지지 가능성…직권남용·부패 처벌 회피 전략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지율 추락으로 위기에 몰리면서 내년 대선 불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런 관측이 대선 판도를 좌우할 중도 정당의 지도부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에 관심이 쏠린다고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 다수 매체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중도 진영의 다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퇴임 후 신변 보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에서 패배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자신은 물론 네 아들이 모두 직권남용과 부패 등 혐의로 사법 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자신과 네 아들에 대한 처벌을 막기 위해 중도 진영과 정치적 거래를 하겠다는 뜻으로, 지난 7일 벌어진 친정부 시위에서 지지자들에게 "나는 절대 체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큰 격차로 앞서는 상황이어서 중도 진영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의도대로 움직여줄지는 불투명하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13∼15일 3천667명을 대상으로 벌인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44%를 기록해 26%에 그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다른 대선주자들은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으면 56% 대 31%로 룰라가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룰라 전 대통령은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답보·하락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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