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 연료난에 허덕이는 레바논 전역에 이달 말 전력공급이 완전히 끊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바논 국영 전기회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연료 재고 감소로 이달 말께면 전국에 전력공급이 완전히 끊길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라크와 계약을 통해 확보한 중유로는 500㎿ 미만의 전력만 생산할 수 있는데, A 중유와 B 중유 재고가 임계점에 도달해 일부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이어 "이미 전력공급 중단이 7차례 있었다"며 "만약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달 말께 전국적으로 완전히 전력공급이 끊길 위험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이라크는 지난 7월 대금 지급용 외화가 바닥난 레바논 정부에 연간 100만t의 중유를 공급하기로 했다.
레바논은 2019년 시작된 경제 위기가 코로나19 대유행과 지난해 8월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라는 악재를 만나 깊어지면서 국가 붕괴 직전의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특히 현지 화폐 가치가 90% 이상 폭락하면서 지급 능력이 없는 레바논은 연료와 의약품 등을 수입하지 못했다.
연료 부족으로 하루 22시간 이상의 단전이 이어지면서 레바논의 일상은 완전히 마비되기 일보 직전이다.
이런 위기 속에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최근 이란으로부터 연료를 공급받으면서 정치적 입지를 키우고 있지만, 공급량이 많지 않아 연료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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