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 43만원, 취약자주 53만원↑…전체 가계 이자부담 5.8조원 늘어
한은 "가계·기업·금융기관 감내 가능한 수준…취약부문 선별대응"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기준금리가 0.5%포인트(p)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작년 말보다 6조원 가까이 불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인당 이자가 약 30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특히 고소득자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자주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데 이어 연내 0.25%p 추가 인상을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총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24일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각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020년말과 비교해 각각 2조9천억원, 5조8천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도 작년 말 271만원에서 각각 286만원, 301만원으로 15만원, 30만원씩 뛴다.
특히 대출 규모가 큰 고소득자(소득 상위 30%)의 이자가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따라 381만원에서 424만원으로 43만원이나 늘고, 취약자주(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의 이자도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53만원 급증한다.
2020년말 35.9%였던 대출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36.3%로 0.4%포인트 높아진다. 그만큼 소득 대비 채무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자영업자만 따로 보면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오를 때 이자 부담이 1조5천억원, 2조9천억원 늘어난다. 작년 말 기준 37.8% 수준인 자영업자의 DSR은 0.5%포인트 인상 시나리오에서 38.7%로 높아졌다.
자영업 업종별로는 숙박음식·부동산·여가서비스에서, 소득분위별로는 저소득 자영업자(1·2분위)에서 DSR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기업의 경우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자가 각 7천억원, 3조6천억원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가 유지되는 시나리오와 비교해 취약기업(이자보상배율 1미만 상태 1년간 지속 기업) 수가 전체 분석대상 2천520개 기업의 32.2%에서 32.7%로 늘어나고, 취약기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19.1%에서 19.3%로 커진다.
하지만 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부담, 금융기관의 복원력 변화 등을 살펴본 결과 가계, 기업, 금융기관들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취약부문의 경우 금리 상승과 각종 금융지원 조치 종료로 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만큼, 선별적 정책 대응도 필요하다고 한은은 조언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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