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DC, FDA 이어 취약층에 승인…바이든 계획서 후퇴
자문위 권고 뒤집어 의료진 등 노출 고위험 종사자도 포함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고령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등 취약층 수백만 명에 대한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승인했다.
23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셸 월렌스키 미 CDC 국장은 앞서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내린 권고를 수용해 이렇게 승인했다.
자문위는 앞서 65세 이상 고령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기저질환이 있는 50∼64세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그보다 젊은 18∼49세도 기저질환이 있다면 개별적인 이득과 위험을 따져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도록 권고했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화이자 2차 접종 후 최소 6개월이 지나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다.
이번 권고에 해당되는 인구는 화이자 접종 후 최소 6개월이 지난 65세 이상 1천300만명을 포함해 2천600만명이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1억8천만명이다.
CDC는 자문위 권고를 대부분 그대로 승인했지만, 의료계 또는 코로나19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18∼64세에 대해서는 자문위의 반대를 뒤집고 부스터샷이 가능하도록 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들에 대한 부스터샷 권고가 전날 식품의약국(FDA)이 한 부스터 승인 결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FDA는 전날 의료계 종사자와 교사, 돌봄 직원, 식료품 점원, 노숙자 및 재소자 등을 부스터샷 대상으로 승인했다.
CDC가 그동안 자문위의 권고를 실질적인 변화 없이 그대로 수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CDC의 결정은 이례적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CDC의 승인으로 미국에서는 곧장 부스터샷이 시작될 전망이다.
주 정부는 부스터샷 대상 선정에 재량권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CDC의 권고를 따른다.
CDC와 FDA가 결정한 부스터샷 대상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공언한 것보다 크게 축소된 것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일이 포함된 주간부터 화이자·모더나의 백신을 다 맞은 모든 미국인에게 부스터샷을 제공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그러나 CDC와 FDA는 모더나 부스터샷에 데이터를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연기를 요청한 데 이어 자문기구의 권고대로 화이자 부스터샷 접종 대상도 축소했다.
그럼에도 부스터샷 승인으로 미국의 백신 접종 추진 정책은 중대한 변화를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나라에서 백신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영국과 이스라엘이 부스터샷을 시행해 '부익분 빈익빈' 논란을 키웠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회의를 열면서 여전히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인구에게 접종을 하는 것이 미국과 세계의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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