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상대에 여론조사서 크게 앞서…당선되면 95세까지 임기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최고령 상원의원인 척 그래슬리가 내년 선거에서 8선에 도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88세인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새벽 조깅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리면서 "지금은 새벽 4시이고, 난 달리고 있다. 주 6회 그렇게 한다"며 내년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이오와를 위해 할 일이 더 많다. 우린 여러분의 지원을 요청하며 노력할 것이다. 함께 하시겠느냐"고 했다.
1975년 연방 하원의원으로 정치권에 몸을 담은 그래슬리 의원은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인 1980년 상원에 입성했다. 41년째 상원의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 상원의원은 모두 100명으로 임기는 6년이다. 2년마다 3분의 1씩 선거를 치른다. 하원의 경우 전체가 2년마다 선거한다.
그래슬리 의원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면 95세가 되는 2028년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그는 현재 상원 법사위 공화당 간사다.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78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래슬리의 이번 결정은 의회 주도권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내년에 의석을 유지하려는 공화당의 전망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상원은 민주 성향을 포함한 민주당과 공화당이 나란히 50석씩 반분하고 있지만,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 공화당은 사실상 소수당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은 내년에 상원 탈환을 꿈꾸고 있고, 이 싸움에서 그래슬리에게 기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적지 않은 공화당 상원 중진들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그래슬리는 침묵을 지켜왔다. 공화당에선 로이 블런트, 리처드 셸비, 롭 포트먼, 패트릭 투미, 리처드 버 등의 의원들이 이미 내년 말 은퇴를 밝힌 상황이다.
그래슬리의 재출마 선언은 여론조사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2016년 선거에서 무려 25%포인트 차이로 압승했던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상대방과 큰 차이를 보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 전 하원의원인 애비 핀케나워와 맞붙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21일 지역매체 디모인 레지스터와 미디어콤 아이오와의 여론조사에서 55% 대 37%로 앞섰다.
지난 6월 같은 기관 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그래슬리가 다른 이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고 답했지만, 이 조사에서는 특정 후보가 제시되지 않았다.
핀케나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래슬리가 거의 50년간 의회에 있으면서 아이오와는 3만 가족이 농장을 잃었고 일자리는 해외로 갔다"며 "그가 방관하는 동안 우리의 교외 지역사회는 젊은이들이 떠나며 공동화됐다"고 비판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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