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법원, 체포된 카탈루냐 전 수반 석방 명령

입력 2021-09-25 02:11  

이탈리아 법원, 체포된 카탈루냐 전 수반 석방 명령
'구속 필요성 낮다' 판단…내달 4일 범죄인 인도 관련 첫 심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카를레스 푸지데몬(58)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이탈리아 수사당국에 체포된지 하루 만에 석방됐다고 ANSA 통신 등 현지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르데냐 사사리지방법원의 플리니아 클라라 아체나 판사는 이날 푸지데몬 전 수반에 대한 영장심사를 거쳐 석방을 명령했다.
아체나 판사는 푸지데몬 전 수반에 대한 체포가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검찰 측이 도주나 증거인멸 등의 가능성을 고려할 때 구속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데 동의함에 따라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에게는 석방 후 장소 제한 없이 이동의 자유가 허용되나 내달 4일 예정된 범죄인 인도와 관련한 첫 심리에는 출석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송환 여부가 결정되기까지는 수주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탈리아 경찰은 전날 밤 사르데냐섬 알게로 공항으로 입국한 푸지데몬 전 수반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스페인 사법당국이 발부한 유럽 체포 영장을 집행한 것이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알게로의 카탈루냐 전통문화 축제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세 때 카탈루냐인들의 지배를 받은 알게로는 카탈루냐 문화와 언어의 잔재가 남은 유일한 이탈리아 도시로 알려져 있다.
방문 기간 세르데냐의 독립을 희망하는 주민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었다고 한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2017년 스페인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벨기에로 도피해 체류해왔다.
그는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당선돼 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 3월 유럽의회 표결로 면책특권이 박탈돼 처벌이 가능한 상황이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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