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합의에 화웨이 멍완저우 2년9개월만에 풀려났다(종합2보)

입력 2021-09-25 07:32  

미국과 합의에 화웨이 멍완저우 2년9개월만에 풀려났다(종합2보)
미법무부와 기소 연기 합의로 가택연금 해제…미중 갈등 해소 계기 주목
멍완저우, 일부 잘못 인정하면서도 "난 무죄…3년간 삶이 엉망돼"




(뉴욕·서울=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이의진 기자 = 미중 갈등의 핵심 쟁점이었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49) 부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함에 따라 캐나다에서 풀려났다.
그동안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 중이던 멍 부회장이 2년 9개월 만에 석방됨에 따라 그동안 첨예하게 맞선 미중 관계를 해소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멍 부회장이 이란 제재와 관련해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대가로 멍 부회장에 대한 금융사기 사건을 무마하는 기소 연기 합의(DPA)에 도달했다.
이 합의에 따라 미 법무부는 피고인이 특정한 합의 조건을 지키는 한 일정 기간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자제하게 된다. 멍 부회장이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경우 그에 대한 사기 등 형사고발은 2022년 12월 1일 기각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 지검은 이날 오후 멍 부회장 사건을 담당하는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기소 연기 합의서를 제출했다.
합의에 따라 멍 부회장은 이날 원격 화상회의 방식으로 법정에 출석해 화웨이의 이란 사업에 관해 HSBC 은행에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멍 부회장이 유죄를 인정한 것까지는 아니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기소 연기 합의에 따라 이날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대법원은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기각하고 그에게 석방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멍 부회장은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법원 판결 직후 멍 부회장은 "지난 3년간 내 삶이 엉망이 됐다"면서 "어머니, 아내, 회사 간부로서 힘든 시간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멍 부회장의 석방은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된 지 2년 9개월 만이다.
미 검찰은 2019년 1월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로부터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다.
그러나 멍 부회장은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냈고, 이후 밴쿠버 자택에만 머무르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첨단기술 등을 둘러싼 무역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벌어진 멍 부회장의 체포는 이후 다방면으로 확전된 미중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였다.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은 회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의 딸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 법무부와 멍 부회장의 이번 합의는 한껏 고조된 미중 갈등 국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그 과정에 개입한 캐나다도 홍역을 치렀다. 중국이 보복성 조치로 대북 사업가 등 캐나다인 2명을 체포한 것이다.
멍 부회장 석방에 따라 중국에서 구금 중인 캐나다인들이 풀려날 경우 최근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정치적 입지를 상당 부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firstcircle@yna.co.kr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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