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출산 전 또는 후에 우울증을 겪으면 출산한 자녀도 24세가 되기 전에 우울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의대 정신건강 센터의 정신의학 전문의 프리야 라즈야구루 박사 연구팀이 '에이번 부모-자녀 종단연구'(Avon Longitudinal Study of Parents and Children) 대상 아이들 5천29명이 24세가 될 때까지 진행된 연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이 10세에서 24세가 될 때까지 14년 동안 모두 9차례에 걸쳐 표준 우울증 검사를 시행했다.
결과는 임신 중 우울증을 겪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14년 내내 우울감의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산 후 우울증을 겪은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우울감이 점점 악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위험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 초기에 이르기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왕립 정신의학 대학(Royal College of Psychiatrists)의 조앤 블랙 박사는 임신 중과 출산 후 나타난 우울증이 출생한 아이의 장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위험요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는 또 모든 산전, 산후 여성의 정신건강 검사가 매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영국 산모 정신건강협회의 저스틴 어윈 회장은 산전, 산후의 정신 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산모 자신만이 아니라 태어난 아이의 신체-정신 건강에 광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전, 산후에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며 이는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정신의학 저널 오픈'(BJPsych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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