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국가 1회 이상 접종률 겨우 2.2% 수준
신흥국은 개선…"빈익빈 방치하면 변이창궐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일부 선진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스터샷(추가접종)에 나선 반면, 1차 접종조차 어려운 빈국들도 여전히 상당수인 백신 빈익빈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이 일반 보급된 지 10개월가량 지나며 미국과 이스라엘, 영국 등 부유한 나라들이 2차례 접종을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에 나섰지만, 세계 저소득 국가들에서는 1차라도 접종한 인구가 2.2%에 불과하다.
브라질, 인도 등 한때 세계에서 팬데믹에 따른 타격이 가장 컸던 중간 소득 국가들의 백신 접종은 조금씩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빈국들의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다.
중앙아프리카의 부룬디는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도 접종하지 못했고 남수단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접종 완료 인구는 각각 0.2%, 1.1%에 불과하다.
이들 지역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이나 파푸아뉴기니 등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망설이거나 제한적인 냉장 시설, 열악한 도로 환경 등 물류 문제가 크다.
아프간과 남수단처럼 분쟁으로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부룬디처럼 정부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외면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대 요인은 역시 백신 공급 부족이다.
대다수 개발도상국은 코백스(세계보건기구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배분 프로젝트)에 의존한다.
코백스는 지난 1월에 내놓은 올해 공급 예상량을 22억7천만 도스에서 14억3천만 도스로 대폭 줄였다.
이는 저소득 또는 중하위 소득 국가 인구 20%에도 충분하지 않은 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에 공급되는 월 백신 물량이 2천만 도스에서 1억5천만 도스로 7배 넘게 증가해야 내년 9월까지 인구 70%가 접종을 완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백신 빈익빈 현상은 가난한 지역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바이러스 전파를 막지 못해 기존 백신으로 막지 못하는 변이를 일으킬 여지를 키운다.
디아푸카 사일라 은기타 킨샤사대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현재의 백신을 뚫을 수 있는 변이가 코로나19 대응 노력의 상당 부분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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