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헝가리와 장기 가스공급 협정…우크라 반발하며 분규(종합)
우크라 우회 '터키 스트림' 통해 공급…우크라-헝가리 공방으로 비화
(제네바·모스크바=연합뉴스) 임은진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우회해 자국 천연가스를 헝가리로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국 간에 분규가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27일(현지시간) 헝가리와 새로운 장기 가스 공급 협정을 맺었다.
헝가리 에너지 그룹 MVM은 이날 가스프롬의 수출 담당 자회사 '가스프롬 엑스포르트'와 수도 부다페스트에 있는 헝가리 외교부에서 가스 협정에 서명했다.
가스프롬도 이날 자체 성명을 통해 "부다페스트에서 2건의 장기 가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전체 공급량은 연 45억㎥이며 계약 기간은 15년"이라고 소개했다.
45억㎥ 가운데 35억㎥는 세르비아를 통해, 나머지 10억㎥는 오스트리아를 통해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2년 전 새로 건설한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이용하는 노선이다.
이번에 계약한 공급량은 헝가리의 연 가스 수요량(90억~100억㎥)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헝가리는 과거 천연가스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해 들여왔지만, 최근 들어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됐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당장 10월 1일부터 헝가리가 터키 스트림가스관과 남동부 유럽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와 터키를 연결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과 함께 우크라이나 경유 유럽행 가스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가 건설한 대체 파이프라인이다.
러시아는 2012년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을 완공했고, 뒤이어 2019년엔 흑해 해저를 지나 터키로 연결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건설했다.
터키 스트림 가스관은 이후 불가리아를 거쳐 세르비아로 연장됐고, 지난 7월엔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잇는 노선도 완공됐다.
러시아는 또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용량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한 노르 르 스트림-2 가스관도 최근 완공해 조만간 가동할 예정이다.
터키 스트림, 노르트 스트림과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등이 본격 가동되면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한 기존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의 운명은 불투명해진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자국 경유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데 따른 거액의 통행료를 챙겨왔다.
자국 경유 유럽행 가스관 폐쇄나 수송량 축소를 우려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이용하는 러-헝가리 간 계약에 즉각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 가스프롬과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가스 수입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헝가리의 결정에 놀라고 실망했다"면서 노골적 불만을 표시했다.
외무부는 "이는 전적으로 정치적이며,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결정"이라면서 "헝가리가 크렘린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국가이익과 우크라-헝가리 관계에 타격을 입히면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러-헝가리 계약의 적법성에 대한 평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헝가리는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페테르 스지이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가스 공급 계약 체결 뒤 기자회견에서 "헝가리에 에너지 안전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안보와 주권, 경제의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주택을 정치적 성명으로 데울 수는 없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자국 내 난방 등을 위한 안정적 가스 확보를 위해선 러시아와의 장기 가스 수입 계약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이었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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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우회 '터키 스트림' 통해 공급…우크라-헝가리 공방으로 비화
(제네바·모스크바=연합뉴스) 임은진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우회해 자국 천연가스를 헝가리로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국 간에 분규가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27일(현지시간) 헝가리와 새로운 장기 가스 공급 협정을 맺었다.
헝가리 에너지 그룹 MVM은 이날 가스프롬의 수출 담당 자회사 '가스프롬 엑스포르트'와 수도 부다페스트에 있는 헝가리 외교부에서 가스 협정에 서명했다.
가스프롬도 이날 자체 성명을 통해 "부다페스트에서 2건의 장기 가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전체 공급량은 연 45억㎥이며 계약 기간은 15년"이라고 소개했다.
45억㎥ 가운데 35억㎥는 세르비아를 통해, 나머지 10억㎥는 오스트리아를 통해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2년 전 새로 건설한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이용하는 노선이다.
이번에 계약한 공급량은 헝가리의 연 가스 수요량(90억~100억㎥)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헝가리는 과거 천연가스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해 들여왔지만, 최근 들어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됐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당장 10월 1일부터 헝가리가 터키 스트림가스관과 남동부 유럽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와 터키를 연결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과 함께 우크라이나 경유 유럽행 가스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가 건설한 대체 파이프라인이다.
러시아는 2012년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을 완공했고, 뒤이어 2019년엔 흑해 해저를 지나 터키로 연결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건설했다.
터키 스트림 가스관은 이후 불가리아를 거쳐 세르비아로 연장됐고, 지난 7월엔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잇는 노선도 완공됐다.
러시아는 또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용량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한 노르 르 스트림-2 가스관도 최근 완공해 조만간 가동할 예정이다.
터키 스트림, 노르트 스트림과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등이 본격 가동되면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한 기존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의 운명은 불투명해진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자국 경유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데 따른 거액의 통행료를 챙겨왔다.
자국 경유 유럽행 가스관 폐쇄나 수송량 축소를 우려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이용하는 러-헝가리 간 계약에 즉각 반발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 가스프롬과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가스 수입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헝가리의 결정에 놀라고 실망했다"면서 노골적 불만을 표시했다.
외무부는 "이는 전적으로 정치적이며,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결정"이라면서 "헝가리가 크렘린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국가이익과 우크라-헝가리 관계에 타격을 입히면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러-헝가리 계약의 적법성에 대한 평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헝가리는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페테르 스지이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가스 공급 계약 체결 뒤 기자회견에서 "헝가리에 에너지 안전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안보와 주권, 경제의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주택을 정치적 성명으로 데울 수는 없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자국 내 난방 등을 위한 안정적 가스 확보를 위해선 러시아와의 장기 가스 수입 계약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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